
너무 긴장한 탓일까. SK 와이번스가 잦은 작전 실패와 소극적인 플레이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SK 와이번스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2 팔도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2로 패했다.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 속에 1점 만을 낸 SK의 패배로 끝이 났다. 하지만 이길 수 있었던 기회는 SK가 더 많았다. SK는 0-2로 끌려가던 4회 박재상, 최정의 연속 내야안타와 이호준의 적시타를 묶어 1점을 추격했다.
계속된 무사 1,2루. SK의 선택은 보내기 번트였다. 하지만 박정권의 번트는 3루수 박석민의 정면으로 향했고 2루 주자 최정이 3루에서 횡사하는 결과를 낳았다.
번트 악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7회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SK는 이호준의 2루타와 상대 야수 선택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대기타석에는 번트를 잘 대는 김강민이 서 있었다.
4회 번트 실패를 지켜본 김강민은 번트 자세를 취하다가 강공으로 전환하는 버스터를 시도했다. 그러나 김강민은 안지만의 공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무리하게 배트를 돌린 것이 화근이었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원 볼 후 버스터 앤드 런 사인을 냈고 그 다음엔 번트 사인을 냈다. 그런데 김강민이 수비가 압박하는 것을 알고 대지 않았다. 삼성이 절반 정도 압박했지만 본인이 착각하고 강공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나온 박진만과 대타 이재원도 각각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번에도 1-2의 점수는 변하지 않았다.
주루 플레이도 SK답지 못했다. SK는 4회 2사 1,3루에서 더블 스틸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3루 주자가 발이 느린 이호준인 점을 고려하면 조금은 무리한 작전이었다.
SK를 더욱 안타깝게 만든 장면은 9회에 나왔다. 선두타자 최정은 '끝판대장' 오승환으로부터 3루타를 쳐냈지만 이호준의 유격수 땅볼 때 홈 쇄도를 포기했다.
역동작에 걸린 유격수 김상수의 홈 송구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정은 상대가 전진수비라는 점을 지나치게 의식했다. 끝내 최정은 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2연패 뒤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던 SK는 이날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다. 만일 SK가 이번 시즌 우승을 놓친다면 이날의 5차전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