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30일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장기적으로 증세는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가재정 투명성을 강화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등 선결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정치가 바뀌어야 기업이 튼튼해집니다'란 제목의 조찬강연을 통해 "복지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재원 마련은 필수적이고 복지를 확대할수록 증세도 필수"라고 발언했다.

이어 "더 많은 복지 혜택을 드리기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모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현재 국가예산 342조원의 지출구조가 개편·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봐야하고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없는지 다른 곳에 쓰이고 있는 것은 없는지 살펴봐서 최대한 효율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부족하나마 복지재원을 끌어낼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는 증세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무조건 증세할 순 없다. 국민들의 반발이 심하고 나를 위해 쓰일 것이냐는 확신이 없다. 조세정의에 대한 믿음도 없다"며 "나는 열심히 세금을 냈는데 더 많이 번 사람이 세금 적게 낸다는 생각도 국민들이 가지고 있다"고 증세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증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선행돼야할 것은 국가재정 투명성 강화와 조세정의 구현"이라며 "그게 된 상황에서 세금을 더 내시면 혜택이 돌아간다고 설득할 수 있다"고 증세의 선결조건을 제시했다.

이 밖에 안 후보는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연적인 예산 증가분을 활용하고 비과세 감면 혜택을 재조정하는 동시에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 등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