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C-2 미사일의 낮은 탄도탄 요격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군은 설명하지만 과도한 예산 중복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 논란이 일 전망이다.
2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이 지난 2년간 진행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 공동연구 결과 군이 운용 중인 PAC-2 미사일의 탄도탄 요격률은 40% 미만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의 탄도탄 위협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는 수준으로 항공기를 요격하는 수준에 불과해 요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PAC-3 체계로 개량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국방부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4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PAC-3 미사일을 주축으로 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SCM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PAC-2를 개량한 PAC-3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PAC-3를 기반으로 한 KAMD 구축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30분 안에 탐지해 파괴하는 '킬 체인(Kill Chain)'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탄도미사일 요격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PAC-3 요격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 2조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군 당국은 2007년 중고 패트리엇 미사일을 독일에서 도입키로 결정하고 1조원을 투입해 2008년 말 실전배치했으나 5년도 채 되지 않아 두 배가 넘는 예산을 추가로 들여 PAC-3을 도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PAC-3 도입 추진으로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당시 시민·사회단체는 군의 PAC-3 도입이 미국의 MD 체계 참여를 의미한다며 거세게 반발했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 핵과 미사일 등에 대한 방어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정보공유 체계를 통합하는 건 필요하다"면서도 "이것이 MD 가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