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추도사가 끝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졌다. 행사의 성격을 고려한 사회자의 "박수를 치면 안 됩니다"는 제지에도 박수 소리는 한참을 이어졌다.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33주기 추도식'에는 행사 시작 20여분만에 1만2000여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모이는 큰 성황을 이뤘다.
이날 11시에 시작된 공식 추도식은 박 후보의 박정희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뒤 45분여만에 끝났다. 하지만 1만명이 넘는 인원들이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혹은 박 후보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자발적으로 긴 줄에 동참해 추도식은 길어졌다.
참배를 위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자 곳곳에서 "밀지 마", "잠깐, 잠깐" 등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진행요원이 이를 통제하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었지만 시민들의 고통스러운 표정은 한참 계속됐다. 무리에서 떨어져 있던 60대 남성은 이를 "매년 반복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70여명 단위의 단체 참배가 계속됐지만 길게 늘어진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이로인해 추도식은 2시간 30여분 동안 이어져 1시30분께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자신을 86세라고 소개한 할아버지부터 휠체어를 타고 온 사람까지, 박 후보를 만날 차례가 임박한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가 밝았다. 한 60대 여성은 박 후보와 인사를 나눈 후 감격에 찬 듯 눈물을 닦기도 했다.

박지만·서향희씨 부부는 언론노출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참석치 않았다.
참석자 중 가장 큰 호응을 받았던 인사는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였다. 그는 참배한 후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시민들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이인제'를 연호했다. 이 전 대표는 이같은 분위기에 당황한 듯 황급히 자리를 떴다.
묘역 근처에 자리한 30여개의 화환 중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화환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의 화환이 눈에 띠었다. 박지만·서향희씨의 '그립습니다'라고 적힌 작은 화환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이제 아버지를 놓아 드렸으면 한다"며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시대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 그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