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2팔도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불방망이 타선과 단단한 마운드를 앞세워 8-3 대승을 거뒀다. 시리즈 2연승을 달린 삼성은 통산 6번째이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발 더 가깝게 다가섰다.
승부는 초반에 갈렸다. 삼성은 3회말 SK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를 상대로 최형우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6점을 뽑아내며 사실상 승기를 가져왔다.
SK는 6회 정근우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만회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보려고 했지만 삼성은 7회말 배영섭과 박석민의 적시타로 2점을 더하며 쐐기를 박았다. SK는 8회 2점을 뽑아냈지만 이미 정해진 승패를 거스르기는 힘들었다.
한국시리즈 2연승을 달린 삼성은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오는데 그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위한 충분한 대비까지 마치는 영리함을 보여줬다.
첫 번째는 백업선수들에 대한 경기감각 조율이다. 류중일 감독은 승패가 어느 정도 결정되자 주전 포수 진갑용을 빼고 백업포수로 주로 나오는 이지영이 아닌 이정식으로 교체했다.
이정식은 이날 투수 정현욱과 호흡을 맞추다가 포일을 저질렀고 공격 역시 1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경기감각을 조율하는데는 분명히 좋은 기회였다. 1차전에서 종아리 뭉침으로 결장했던 진갑용과 백업 포수 이지영까지 혹시 모를 부상으로 결장할 것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류 감독은 박한이와 조동찬을 각각 강봉규와 신명철로 교체하는 여유를 보이며 백업선수들의 경기감각 끌어올리기까지 신경을 썼다.
브라이언 고든과 차우찬의 등판도 다음 경기를 위한 포석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이중 선발 전략을 즐겨쓰는 류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차우찬과 고든, 심창민을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할 생각이다"며 차우찬 등판을 예고한 바 있다.
고든은 6-1로 앞선 7회 등판해 1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차우찬은 8-3으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9회초 등판해 13개의 공으로 1이닝 무실점 1탈삼진을 기록했다. 언제 등판할지 모를 고든과 차우찬의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기에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류 감독은 "(차우찬과 고든을 올린 이유는)경기 감각 때문이다. 고든도 정현욱도 차우찬도 던져봐야 한다"며 "차우찬은 3차전 두 번째 투수로 나설 예정인데 오늘 던지는 것을 보니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은 차우찬과 정현욱, 고든을 투입하면서 6차전 선발로 정해진 장원삼의 투구수도 아낄 수 있었다. 장원삼의 이날 투구수는 84개에 불과했다.
삼성은 대승 속에서도 한국시리즈 완승을 위한 준비까지도 착실히 진행했다. 삼성은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SK에 당한 4연패의 수모를 곱씹고 있을지도 모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