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은 정수장학회의 모태가 된 부일장학회의 설립자 고 김지태씨의 재산형성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민주통합당이 김지태씨를 비호하고 나서면서 정수장학회 논란이 불거진 것이라며 야권에 책임을 물었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일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고는 김지태씨에게 은혜를 갚으려 장학회 흔들기에 나선 것이라는 주장도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신문기사를 인용하며 "김지태씨는 고교 졸업 후에 동양척식회사 부산지점에 입사해 울산지역 전답 2만평을 받았고 자신이 펴낸 평전에서도 당시 동양척식주식회사에 입사해 직무에 충실했던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 알려졌다시피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일본의 식민지에 토지와 자원의 수탈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라며 "적산(敵産)기업이었던 아사히견직의 관리인을 맡아 전국 10대 재벌의 반열에 올랐다가 1962년 군사정부에 의해 밀수, 재산해외도피 등 부정축재자로 지목돼 징역 7년을 구형받고 공소취하의 대가로 이런저런 것들을 헌납하고 풀려난 것"이라고 전했다.
에둘러 표현하기는 했지만 일제강점기 대표적 수탈기관이었던 동양척식주식회사 근무경력 등 김지태씨의 친일행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어 이 단장은 "(민주당이) 열린우리당 시절에 국회에 제출한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은 (친일파의 정의를) '은행·조합·회사 등 간부 또는 직원으로서 우리 민족의 재산을 수탈하는 자'라고 쓰고 있다"며 "민주당은 언제부터 일제시대때 이런 의혹이 있는 사람의 대변자가 됐냐"고 비난했다.
그는 "김지태씨와 관련된 혐의와 의혹에 민주당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대변하는 이유를 밝히는게 우선적으로 국민들에게 해야 할 일"이라며 "민주당이 그 분의 행적에 대해 우리의 정체성과 같다고 선언하면 오늘 부로 정치판을 깨끗하게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아울러 "민주당이 김지태씨를 정치에 이용함으로서 그 유족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며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윤리적인 행태를 보이는 게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NLL 관련 비공개 대화록 존재 의혹과 정수장학회 문제를 견주었다.
그는 "NLL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 생명, 재산에 관련된 사안이며 대한민국의 미래에 관련된 문제"라며 "수십년을 거슬러 올라간 정수장학회 문제로 국민 중에 누가 피해를 입었는가. 장학회로 인해 3만8000명의 가난하고 돈 없는 인재들이 제대로 공부해 국가발전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부일장학금으로 수혜를 받았고 변호사 시절 김지태씨와 관련된 100억원대 소송에 참여했다고 하는 인연이 있었다"며 "문재인 후보는 무슨 인연을 갖고 이 분을 비호하고 감싸는 정당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냐"고 반문키도 했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한 발 더 나아가 "정수장학회의 정치쟁점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은혜갚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1988년 10월 동료의원 13명과 함께 부일장학회 반환 청원을 국회에 소개했고 대통령이 된 뒤에도 국가정보원 과거사위원회 등을 앞세워 부일장학회 후신인 정수장학회를 집요하게 흔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 스스로도 '그 분(김지태)의 덕에 내가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5년의 기록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는 '대통령이 되고 그것(정수장학회)을 어떻게 돌려줄 방법을 백방으로 모색해봤는데 합법적인 방법이 없더라고요'라고 자인했다"고 지적했다.
전 수석부대변인은 "정수장학회와 관련한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부일장학회로부터 직접적인 은혜를 입었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이루지 못했던 보은을 대신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상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 선대위에서 발언한 여섯 명의 공동선대위원장 가운데 정수장학회를 거론하며 박 후보에 대해 수준 낮은 공세를 편 사람은 다섯 명이나 된다. 또 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 문 후보 캠프 대변인이 모두 나서 박 후보에 대해 재탕·삼탕·사탕의 공격을 가했다"며 야권의 공세를 견제했다.
박 후보 역시 이날 중앙선대위 조직본부 발대식에서 "야당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공격에서 시작해 공격으로 끝난다"며 최근 정수장학회와 관련한 야권의 집중공세를 비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