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건 대학에서 423쌍의 장수부부들을 대상으로 5년 동안 그들이 장수하는 이유를 관찰한 결과 작은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들은 정기적으로 스스로 몸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가족이 없는 사람들을 방문하면서 작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헬퍼스하이(helper's high)라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는 남을 돕고 난 뒤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생기는 심리적 포만감으로 체내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엔도르핀을 3배 이상 향상시킨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실험이 하버드의대에서 행해졌는데 두 그룹을 나눠 대가있는 일과 대가없는 일을 하게 하였고 대가없는 일을 행하게 한 그룹에서만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항체인 ‘Ig A' 수치가 월등히 높아졌다고 한다.
물론, 건강이나 장수를 위해서는 자원봉사를 하는 것보다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을 멀리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100배는 낫다. 하지만 이는 자원봉사가 단순히 지고지순한 마음만으로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 이상의 어떤 플러스알파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재력이나 권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재벌총수나 정치인들보다 여유롭고 편안한 얼굴들을, 나는 돈 안나오는 자원봉사단체나 비영리NGO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얼굴에서 많이 보았고, 저렇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 동 직원들은 얼마 전 관내의 요양원을 퇴근시간 이 후에 방문하여 요양원 주변 풀베기 등 환경정비 봉사활동을 펼친 적이 있었다.
작업자체는 큰 힘 안들이고 하는 것이어서 별 차이가 없었고 피곤도 덜 하였지만, 작업이 마무리 되고 나서 원장님께서 “한결 깨끗해졌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했었는데,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았다.
이 자원봉사로 동료 직원들의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가 얼마나 낮아지고 엔도르핀과 면역항체인 ‘IgA'수치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했다는 마음들은 동료 직원들이 가지고 돌아갔으리란 생각이 든다.
성악설과 성선설의 논쟁이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은 인간은 원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말은 인간이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이 허락하는 한 살아가면서 한 번 선해보는 것도 해볼만한 일이 아닐까.
눈뜨면 나가고 돈벌어서 당장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에게 자원 봉사하자고 권하지는 않는다. 그 분들에게는 부자 되시길 권한다.
하지만 아주 가끔 하늘을 보거나, 주말에 뭐할까 생각하시는 분들 지금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