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9일 친박계 좌장 역할을 했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에게 실질적인 대선 총괄 업무를 맡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신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실질적으로 배제시켜 2선으로 후퇴시키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전날 밤 황 대표를 비롯해 이 원내대표, 김무성·임태희·김태호·안상수 선대대책위원회 의장단과의 긴급 심야 회동에서 이같은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박 후보에게 "이대로는 안 된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기적을 기대해야 한다"며 인적 쇄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와 지도부, 선대위 의장단은 이날 회동에서 김무성 전 의원이 실질적으로 선대위를 총괄키로 의견을 최종 모았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는 최근 재선의원들을 비롯해 당내의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한 수습책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중용에 대한 입장은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가 지도부와 심야 회동을 하는 동안 새누리당 김성태·김용태·김학용·신성범·안효대 의원 등 재선 의원들도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박근혜 후보측에 현재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대선에서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전달했다.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용태 의원은 "틀을 확 바꿔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대선이 어렵지 않냐는 뜻을 전달했다"며 "1997·2002년에도 대선 치러 봤는데 맥없이 지는게 제일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세연·이상돈·이준석·주광덕 전 비대위원들도 같은 시각 당내 인적쇄신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후보에게 "쇄신의 초심에 충실해 달라"며 이한구 원내대표와 박 후보 비서진들의 퇴진을 촉구키로 했다.
김세연·이상돈·이준석·주광덕 전 비대위원 등은 이날 밤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누리당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최근 새누리당의 상황은 박 후보의 뜻과는 무관하게 주변 실세 측근들에게 포위돼 충언에 대한 수용과 협의를 위한 소통이 차단당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4개월여 동안 당의 쇄신을 부르짖었던 비대위원으로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한편 박 후보는 9일 오전 당 쇄신특위가 주최하는 '국민대통합을 위한 정치쇄신 심포지엄'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안대희 정치쇄신 위원장과의 만남이 이뤄질 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