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아트센터에 따르면, 채플린의 딸 빅토리아 채플린(61)이 연출하고 빅토리아의 딸 오렐리와 티에리(41)가 주연하는 '속삭이는 벽'이 10월 18~2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빅토리아 채플린과 티에리는 2003년 첫 작품 '오라토리오'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얻었다. 두 번째로 공동창작한 '속삭이는 벽'은 더욱 진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마임극은 제목에 작품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텅 빈 무대에 벽이 세워지면 이야기가 시작된다. 또 다른 벽이 세워지면 또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하는 벽, 이야기를 들려주는 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은 어쩐지 불안해 보인다. 그녀는 집을 나와 익명의 창조물들에 둘러 싸인다. 건물들은 쉴새 없이 움직이고, 버블 랩으로 만든 괴물에 잡아 먹히는가 하면, 회오리바람과도 같은 짧은 로맨스를 맛보기도 한다.
그러나 행복한 순간은 찰나일 뿐, 다시 바다 괴물에 쫓겨 익사 직전까지 가고, 끊임없이 추격과 위협을 당한다. 이렇듯 작품은 75분간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이야기가 흐르며 꿈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티에리는 "꿈과 상상력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라면서 "당신이 꿈을 꾸는 동안 그것은 매우 정상적인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깨고 나면 꿈이 매우 모호했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귀띔했다. "누군가가 (당신의) 꿈을 보는 것을 상상하면서 작업했다."
모녀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단순한 무대에 종이상자, 버블랩, 사다리, 전구, 우산 등 일상의 소품을 활용한다. 여기에 서커스와 마임, 마술, 춤 등을 결합한다.
10월 13~14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같은달 24~25일 부산영화의전당에서도 선보인다. 3만~7만원. 02-2005-0114
한편, 가장 위대한 영화 배우이자 감독으로 손꼽히는 찰리 채플린은 1950년대 매카시즘 광풍 속에서 공산주의자라는 누명을 쓰고 미국의 미움을 산다. 몇 번의 이혼과 스캔들로 녹초가 된 그의 삶을 구원해 준 여인은 극작가 유진 오닐의 딸 우나 오닐이다. 채플린과 함께 스위스로 이주, 8명의 자녀와 함께 35년을 해로했다.
축복 받은 유전자를 물려 받은 채플린의 자녀들은 다수가 영화계로 진출했다. 우나 오닐과의 사이에서 낳은 넷째딸 빅토리아 채플린은 그러나 공연 예술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녀는 프랑스 배우 겸 연출가 장 뱁티스트를 남편으로 맞았다.
이들의 자녀 오렐리와 티에리, 제임스 티에리는 서커스 유랑단원처럼 학교를 가는 대신 부모를 따라 전 유럽을 돌아다녔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부모의 공연에 참가한 그들은 배우이자 창작자로 성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