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어떤 극기복례…'광해' 참 복도 많네
김인권, 어떤 극기복례…'광해' 참 복도 많네
  • 나는기자다
  • 승인 2012.09.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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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개봉해 11일만에 관객 320여 만명을 모은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의 성공요인으로 손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임금 ‘광해’와 광대 ‘하선’을 1인2역하며 코믹스러움과 카리스마를 넘나든 이병헌(42), 혁명가 ‘허균’다운 지략과 이상주의적 이미지를 표현한 류승룡(42) 등 톱2 외에 놓칠 수 없는 ‘미친 연기력’의 주인공이 바로 김인권(34)이다.

코미디 ‘방가?방가!’(2010), 코믹 액션 ‘퀵’(2011) 등을 통해 ‘한국의 잭 블랙’이라 불릴 정도로 코믹 연기를 인정받고, 전쟁 휴먼 블록버스터 ‘마이웨이’(2011)에서는 순박한 조선 청년이었지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광기 어린 소련군 앞잡이로 변모하는 ‘종대’로 성격파 배우의 면모까지 과시했다.

김인권은 이 작품에서는 광해의 호위무사 ‘도 부장’으로 진중하고 충성스러운 캐릭터를 선보였다.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관객의 마음 속에 어느 순간 스며들고 싶다는 ‘물 같은 배우’라는 연기관은 그리 큰 비중이 아닌 이번 캐릭터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됐다.

이번 그의 호연은 전작 ‘마이웨이’에서 주연을 뛰어넘는 조연으로 각광 받은 것에 대한 뼈저린 자기성찰에서 출발했다.

“사실 이번 ‘광해’에 임하면서 저 스스로 ‘마이웨이’ 때 조연이 주연보다 더 주목 받은 것에 관해 반성을 하고 시작했습니다.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관객들이 종대에 주목해주시고 사랑해주신 것에 그저 감사할 뿐이죠. 그러나 다른 시각으로 보면 제가 좋은 배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광해’를 시작할 때 이번에는 절대 조연의 본분을 지키며 연기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래서 도 부장의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영화 끝무렵 하선을 노리는 살수들과의 1대 5 결투신에서도 관객의 초점이 하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애썼다.

“이야기 흐름상 중심은 언제나 하선과 광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이 하선을 위해 목숨을 걸고 무모한 싸움을 벌이는 도 부장에게서 연민을 느낀다든지, 도 부장으로 눈길이 돌아서는 순간 실패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결투신에서도 제가 3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검술 동작 하나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단지 그 모든 것이 하선이 지나야 할 과정이라는 것을 관객들이 느끼는 정도로만 하려고 했습니다.”

물론, 연기 본능을 억제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솔직히 자꾸만 도 부장 캐릭터를 파고들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리더군요. 정말이지 참을 수 없었답니다. 그렇지만 최대한 꾹 참고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하면서 이번 작품에 딱 맞는 사이즈에 들어가보려고 했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는 내내 스스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아직 제가 수양이 부족한 탓이겠죠. 그래도 영화를 본 아내가 ‘잘 했네’라고 해줘서 다행이었습니다. 이 작품 시작 전 ‘이번에는 절대 돋보이려고 하지 마라’고 경고를 받았었거든요. 하하하.”

이런 김인권에게 모범이 되는 선배 배우가 류승룡이다.

 

 

“류승룡 선배님과는 2009년 영화 ‘시크릿’에서 함께 했고 이번에 다시 만났어요. 그런데 류 선배님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 배울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을 늘 하게 돼요. 류 선배님의 연기력이면 관객들을 얼마든지 한 방에 휘어잡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러지 않아요. 절대 지나치지 않고 딱 정해진 선까지만 하죠. 그럼에도 관객들은 류 선배님의 캐릭터에 푹 빠져들게 되고, 마음 속에는 여운을 갖게 되더군요.”

전작들과 달리 조연의 위치에 충실하기 위해 엄청난 절제를 한 김인권이지만 그 틀 안에서 기울인 노력만큼은 ‘주연들 저리가라’다. 단적인 예가 호위무사로서의 발걸음이다. 가짜 왕 노릇을 하는 하선은 오랜 세월 자유분방한 삶을 살던 인물답게 궐 안에서도 곧잘 일탈 행동을 한다. 호위무사인 만큼 도 부장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왕을 쫓아 늘 뛰고 내달린다.

“도 부장이 왕을 뒤따르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항상 상체는 움직이지 않고 발만 빨리 움직이려고 했어요. 왜냐하면 호위무사는 늘 왕을 지켜보고 유사시에는 언제든지 칼을 뽑아들 수 있어야 하는데 몸이 마구 흔들리면 왕을 제대로 지켜보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문제는 당시 제 무릎이 무척 안 좋은 상태였다는 것이죠. 도 부장답게 몸을 좀 키워보려고 역기도 들고, 유도도 했는데 너무 심했나 봐요. 무릎이 확 나가버렸거든요. 게다가 현장에서 제가 그린 도 부장의 발걸음을 디테일하게 해보려고 하니 무릎에 더 무리가 갔는지 조금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는데 그만 넘어져 NG를 내버리고 말았네요.”

마음껏 연기하고픈 아쉬움을 김인권은 10월25일 개봉 예정인 코미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에서 원 없이 풀었다. ‘방가?방가’에 이어 또 한 번 주연한 작품이다.

“육상효 감독님과는 ‘방가?방가!’에 이어 또 한 번 작업하는 것이죠. 이제는 서로가 가족 같고 피붙이처럼 느껴져요. 상대방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감독과 배우라는 위치를 넘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구요. ‘강철대오’의 캐릭터를 만들고, 시나리오 작업하는 많은 과정을 감독님과 함께 했어요. 하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네요. ‘방가?방가!’로 예상보다 큰 성공을 거둬 저나 감독님이나 큰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것이 사실이죠. 그러다 보니 저희도 더 각오를 다졌다고나 할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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