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ㆍ"安 '3자 회동 발언', 사전조율 필요…정치 경험 부족 탓"
【서울=뉴시스】대담=남문현 정치부장· 정리=서상준 김민자 기자· 사진=홍찬선 기자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현실적으로 민주당 단독으로는 집권이 안되는 거다. (안철수 대선 후보측과)정책 조율이 돼야 한다"며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강력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야권후보는) 안 후보 지지자들도 함께 참여할 때만 당선이 가능하고, 공동정부라는 틀로 두 사람을 지지하는 지지층들의 요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하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문 후보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굉장히 견실한 사람"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 대표는 "문 후보와는 재야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살아온 궤적이나 가치관이 (나와) 거의 비슷하다"며 "평상시 생활이나 판단을 보면 진중하고 진실하며, 자기 과시를 잘 안하는 것도 굉장한 큰 강점이다"고 치켜세웠다.
이 대표는 '문 후보의 눈을 보면 겁이 많이 많을 것 같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안 그렇다. 제가 작년에 (문 후보에게) 정치 출마를 권유하려고 2시간동안 만났는데 '씨알'도 안먹혔다"며 "두번째 만나서도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막걸리를 엄청 마시고 설득했는데 그 때도 안 흔들리더라. 그걸 보면서 참 강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 "문재인 경선 승리, 국민에게 진정성 보여줬다"
그는 문 후보의 경선 승리 요인은 "진정성"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문 후보가 진정성을 보여줬고, 경선 과정에서 한번도 다른 후보를 비방하거나 네거티브 안했다"며 "그 점에서 국민들께 인품이나 진정성 이런 것이 많이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 대선 경선에 대해서는 "잡음은 있었지만 마무리가 잘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10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경선이라 전혀 잡음이 없을 수는 없다"며 "기술적 문제가 있었지만 그에 비해서는 큰 잡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후에 모든 캠프가 승복을 깨끗히 했기에 경선이 잘 마무리 됐고, 그 결과로 문재인 후보가 지지율이 많이 올랐다"며 "(경선이) 끝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추월하는 지지율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선 경선과정에서 처음 도입한 '모바일 투표'로 인해 소통 등 정치 환경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잘못된 정당법 때문에 사실상 유권자와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이 아주 나빠졌는데 모바일이 보급되니까 그걸 통해서 소통, 참여하는 정치 환경이 바꼈다"며 "그 것을 빨리 흡수할수록 정당이 올바르게 바뀌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모바일투표 도입을 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지층이 장년층이 많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지금 보면 모바일 문화쪽으로 가고 있고, 소통 수단으로도 대세고 참여형식으로도 그것보다 좋은게 없다"며 "하지만 새누리당이 노쇠해서, 지지층인 장년층이 많으니까 (모바일투표 도입을) 못하고 합법화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도 오바마 같은 경우는 페이스북 친구들이 3000만명나 된다고 한다"면서 "오바마는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할 때 기자회견을 안하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어떤 매체도 3000만이 동시에 나갈 수 없다"며 정치분야에 sns 등 모바일 기능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 "야권 후보 단일화 너무 오래 걸리면 감동 아닌 짜증돼"
민주당은 최근 안 후보와 통합진보당 탈당파까지 포함하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완료한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국민들이 단일화를 원하는데 속사정에 따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감동이 아닌 짜증으로 밀려오게 된다"며 조속한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정책 토론을 하려면 시간이 좀 있어야 하고, 그후 1∼2주 정도를 감안해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적어도 10월말, 늦어도 11월 초에는 하는게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 후보가 지난 19일 출마 선언문에 밝힌 대선 정책에 대해서는 큰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 대표는 "차분하게 했지만 기왕 출마선언을 하는 김에 정책적인 것을 분야별로 제시했으면 좋지않을까 생각했다"며 "안보문제나 남북관계 언급이 너무 적어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평가에서는 "정치는 천하의 애국지사부터 천하의 사기꾼까지 같이 있는 곳"이라며 "선한 마음을 갖고도 쉽지 않는 일인데 악한 마음을 가지면 정말 안된다. 이명박(대통령)이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마음이 선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살아온 궤적이 그렇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면 그가 투신한 게 그 복잡한 '사탄'의 무리속에서, 말하자면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굉장히 환멸 같은 것을 느낀다"고도 했다.
안 후보가 제안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 회동 발언과 관련해서는 정치 경험 부족 탓으로 돌렸다.
이 대표는 "회동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안 후보가 정치경험이 적은 것"이라며 "본인이 회동하자고 하면 다른 사람이 따라가게 되는데 정당에서 그렇게 안한다. 사전에 회동에서 무엇을 합의할 것인지 (후보) 대리인이 먼저 조율해서 회동하자고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선숙 민주당 전 의원이 탈당 후 안 후보 대선 캠프 선거총괄역을 맡게된 것에 대해서는 단일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박 전 의원은)저하고도 같이 일했고, 그가 제일 많이 모셨던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이나 생각을 잘 아는 사람"이라며 "김 대통령의 유언이 '통합을 해서 어떻게든 70을 내주더라도 정권교체 하라'는 유언이었기 때문에 그 정신을 따를 것으로 본다"고 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