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현은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회까지 상대 타선을 7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중간계투로 전환했던 김병현의 선발 등판은 8월1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50일 만이었다. 당장의 1승보다는 내년 시즌 본격적인 선발 투수 전업을 앞두고 경험을 쌓는다는 의미가 컸다. 경기 전 김성갑 감독대행에게 "120개를 던져도 괜찮다"고 말한 것도 감각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김병현은 최고구속 147㎞에 이르는 직구로 롯데 타자들을 상대했다. 여기에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제구까지 더해지면서 좀처럼 연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6회초 안타 2개와 실책으로 몰린 무사 만루 위기에서는 1실점으로 막는 노련미도 선보였다. 한국 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사사구 없이 선발 등판을 마쳤다.
경기 후 김병현은 "오늘은 기분 좋게 85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던진 것 중에 가장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당초 예상보다 적은 87개만을 던진 것에 대해서는 "더 던지고 싶었는데 번트 수비를 하던 중 발목을 접질려서 무리하지 않기 위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본인 스스로 중간 계투 보직을 꺼려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런 적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김시진 감독님과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팀이 4강에 가기 위해서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아 불펜으로 간 것이다. 불편한 점은 없었다"며 "선발 등판 이야기는 김시진 감독님이 바뀌기 5일 전 이미 들었다"고 털어놨다.
3년의 공백을 깨고 시즌 끝자락에 선 김병현은 내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감독의 갑작스런 경질은 안타깝지만 빨리 분위기를 추스려야 한다는 믿음직한 모습도 보였다.
"그동안 자꾸 내년을 바라본다는 생각으로 안일한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후반기에 꼭 잡았어야 하는 경기들을 놓치고 팀이 '내년이 진짜'라는 분위기로 흘러 나도 거기에 휩싸인 것 같다"고 말한 김병현은 "스스로 잘못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에서 오실지, 기존 분이 감독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더욱 잘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