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예정이던 발의안 투표가 연기되어 긴장이 흐른 지 3일째 되는 날인 9월 12일, 오늘 드디어 우리 지역의 현안인 하논 분화구 복원과 관련된 발의안이 총회 참가자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채택되었다.
'자연의 회복력'이란 이번 총회의 주제와 일치하고, 희귀자원으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점,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생태 복원이란 점에서 지역적인 과제임에도 참가자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준 게 아닌가 싶다.
지난 2월 2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공식의제로 선정된 이후, 5월 9일 발의안이 IUCN에 제출되고, IUCN 자체심사와 내부 토의를 거쳐 7월 9일에는 세계자연보전총회 투표에 부쳐질 발의안으로 최종 확정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총회기간 서귀포시는 하논 분화구 복원 범국민추진위와 함께 파빌리온 운영과 기자회견, 워크숍 개최, 하논 홍보관 운영 등을 통하여 총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홍보를 펼친 결과 드디어 그 첫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작년도 4월에 구성된 하논분화구 복원 범국민추진위 준비위원회 중심으로 수차례의 회의와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준비한 끝에 2012 WCC 한 달 전인 지난 8월 3일 572명의 위원으로 하논 분화구복원범국민추진위원회가 출범함으로써 하논 복원의 중심체 역할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지역에서만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에서 이제 대내외적으로 공감대가 확산되어지고, 특히나, 전 세계 환경전문가들에게 하논의 가치와 복원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출발선에 갓 진입한 상태다. 물론, 10여 년 전부터 하논 생태 숲 자원복원사업 기본계획 용역에서부터 네 차례의 국제심포지엄 개최를 통하여 나름 꾸준히 복원과 관련한 여론을 유지시켜 왔지마는 이제 공식적인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5만 년 전 제주도 일대의 지각변동 과정에서 강력한 수성화산의 폭발로 만들어진 세계적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경관의 마르형 화구호수인 하논 분화구!
한반도 유일이면서 최대규모를 자랑함은 물론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어, 고기후를 분석하여 아시아 지역의 기후변동 과정을 규명하고, 이를 모델로 미래기후를 예측할 수 있는 국가의 보물이라 불리며 서서히 그 가치를 더하고 있는 하논 마르 분화구.
지금까지 보다는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복원을 위한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그 기본틀 위에서 추진되고, 범국민추진위원회와 행정기관의 상호 협력을 통하여 공감대 확산과 대 중앙절충을 통한 예산 확보, 민간단체의 활동지원과 더불어 행정 내부에서도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토지주들의 이해와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또한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하나 된 열정이 있을 때, 하논 복원의 꿈은 현실로 우리들 곁에 다가올 것이다.
그 동안, 하논 복원과 관련하여 많은 관심과 참여, 격려와 성원을 보내준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