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에 이어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무디스와 피치 등 2개 신평사에서 'AA-', S&P에서 'A+'를 받으며 3개 국제신용평가사 종합 기준 역대 최고등급을 15년만에 회복했다. 외환위기 이전 수준의 신용등급을 완전히 회복한 셈이다.
유로존 위기로 글로벌경제가 침체하면서 세계 주요국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3개 신평사가 모두 신용등급을 올리면서 한국은 명실상부한 경제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됐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경제대국으로 불리는 일본과 사실상 동등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일본은 무디스와 S&P에서 'AA-'를, 피치에서 'A+'를 받았다. 양국 모두 2개사에서 'AA-'를 1개사에서 'A+'을 받으며 동점을 기록한 셈이다.
3개 신평사 중 우리나라에 가장 보수적인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일본 중국의 바로 아래 등급인 A+로 매겼다. 반면 피치는 A+인 중국과 일본보다 한국의 신용 등급이 높다고 판단, AA-등급을 줬고, 무디스의 경우는 중국·일본과 같은 AA- 등급을 매겼다.
과거 외환위기로 이후 국제무대에 받아온 '낙인효과'에서 완벽하게 탈피하게 된 것도 쾌거다.
우리나라의 양호한 기초체력(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요 외신들은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설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다른 신용평가사들에 비해 가장 보수적으로 등급을 부여해온 S&P가 등급을 조정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누적돼온 우리의 경제발전과 체질향상분이 비로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최 관리관은 "주요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추세 속에서 3개의 신용평가사가 우리 신용등급을 모두 상향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글로벌 위기상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경제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3개 국제신용평가사의 평가가 모두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 회복했다"며 "엄격해진 새 신용평가 기준에서 1997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것은 그 때 수준 이상의 신용등급을 회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3개 국제신평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국내 금융기관·기업 등의 신용등급이 높아지고 해외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일본 등 경쟁국을 앞지를 호기를 맞게 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