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은은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5⅓이닝 9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진 헤켄에게 완승을 거뒀다. 두산 역시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두 팀의 대결 못지 않게 노경은과 헤켄의 격돌로 관심을 끌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올 시즌에만 4번째다. 모두 최근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부담스럽기는 두 선수 모두 마찬가지였다. 노경은은 지난 6일 완봉패로 잔뜩 독을 품은 타자들을 6일 만에 다시 상대해야 했고 헤켄은 팀의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기 위한 역투가 절실했다.
외나무 다리 승부에서 웃은 이는 노경은이었다. 1회말 2사 만루 위기를 실점없이 넘긴 노경은은 7회까지 무실점 역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넥센 타자들의 눈에 익은 포크볼 대신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 이 날 승리로 노경은은 헤켄과의 승부에서 2승1무1패로 우위를 점했다.
경기 후 만난 노경은은 헤켄과의 끈질긴 인연에 혀를 내둘렀다. 한 달 사이 4차례나 만났으니 그럴 법도 했다.
"경기를 앞두고 (허)도환이를 만났는데 헤켄과 만나 맥주라도 한 잔 하라더라"며 웃은 노경은은 "헤켄이 잘 던지는 투수이고 공략이 쉬운 선수가 아니라 실점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다. 헤켄과 맞붙을 때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를 생각하지 말고 그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 그래서 더 긴장하고 해이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넥센과 4차례 대결을 앞두고 있다. 당장 13일 경기는 불가능하지만 추후 로테이션에 따라 두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노경은은 "잘 하는 투수라 이제는 그만 만나고 싶다"며 손사래를 쳤다.
9승째를 거둔 노경은은 생애 첫 10승 달성에 1승 만을 남겨뒀다. 중간계투로 시즌을 출발한 뒤 중간에 선발로 전환한 것을 감안하면 무척 빠른 페이스다. 그만큼 구위가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노경은은 "2군에서 선발로 많이 던져서 오래 던지는 것은 자신있다"며 "8승을 했을 때는 9승이 목표였다. 이제 9승을 했으니 10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