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철 상주 단장은 12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방부 관계자들과 논의한 결과 남은 K리그 일정을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강등될 최하위 2개 팀을 결정하기 위해 승강제를 실시하는 것인데 이렇게 강등 결정을 미리 내려버리면 무슨 의미로 경기에 참여하겠는가"라며 "현재로서는 우리가 리그에 참여할 동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리그 불참 사실을)마음이 아파서 아직 감독과 선수들에게 말도 못했다"며 "마음은 아프지만 상주의 강등 결정에 대한 연맹의 재검토가 있지 않는 한 우리의 강경한 입장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6차 이사회를 열고 상주의 내년 시즌 2부 리그 강등 결정을 내렸다.
군 팀의 특성상 상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프로클럽 자격 요건(구단의 법인화, 선수의 프로계약)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강등의 이유다.
다만 연맹은 추후 상주가 프로클럽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는 전제하에 리그 성적에 따른 승강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연맹의 갑작스런 통보에 상주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2일 오전에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스플릿시스템 그룹B(9위~16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박항서 감독은 "(강제 강등 통보로 인해)선수들의 목표의식이 결여된 것이 사실이다. 대구 원정이 1주일도 안 남은 상태에서 어떻게 팀을 꾸려가야 할지조차 생각을 못했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이사회의 결정 자체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즌 중에 있는데 왜 지금 발표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시기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좀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잔여 경기 불참을 결정한 상주는 오는 13일 오후 3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2부 리그 강제강등확정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와 구단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내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경하게 나갈 것이다"며 "연맹 쪽에서 AFC에 공개질의서를 보내서 명확한 프로팀 자격 요건을 알려주면 우리가 12월까지 기간을 잡고 노력해 보겠다고 얘기했는데 연맹에서는 이같은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2부 리그 강등이 변하지 않는다면 프로구단이 아닌 아마추어 구단으로 전향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주가 현재 방침에 따라 오는 16일 열리는 리그 31라운드 경기부터 출전을 거부했을 경우에는 연맹 측으로부터 고의적 불참에 따른 징계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연맹의 상벌 규정에 따르면 리그의 3분의2 이상이 진행된 상황에서 경기에 무단으로 불참하는 팀이 있을 경우 해당 팀은 0-2 몰수패를 당한다.
만약 경기 불참에 고의성이 있을 경우에는 벌금이 부과된다. 연맹 상벌규정 제3장 징계기준 제18조 유형별 징계기준 16항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은 팀은 벌금 3000만원 이상 또는 사안에 따라 위원회에 심의 처리를 받게 된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리그 도중 고의적으로 경기에 불참했을 때는 벌금을 부과 받게 된다"며 "상주의 경우 고의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을 경우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