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금동에 있는 경찰청을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나주 성폭행 사건에 대해 국민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하고, 가족에게도 위로를 보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성범죄, '묻지마 범죄'가 학교 앞에서나 길거리에서 발생했지만 가정에서 아이가 납치됐다”며 “이제 가정에까지 들어온 것”이라고 인륜을 저버린 '묻지마 범죄'의 행태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했다.
이어 초등학교 여자 어린이가 집에서 괴한에 납치, 성폭행당한 이번 사건으로 “방범 자체의 한계가 없어졌다”며 “기존 치안방식으로는 안 되는 그런 한계를 뛰어넘는 현실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나주 성폭생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들의 안전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치안 강화를 국정 최우선에 두겠다”며 “빠르게 범인을 체포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조속한 범인 검거를 당부했다.
특히 “당장 급한 것은 일선 경찰들이 정말 국민 안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일한다는 정신적 재무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음란물에 청소년들도 쉽게 접근하는 환경도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이를 신속하게 정부와 정치권은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정부·정치권의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초등학교 여자 어린이 납치 성폭행 사건이 터진 나주 경찰서장과 화상통화를 하며 성폭행범을 조속히 검거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나주 시민들이 태풍으로 피해가 큰데 이번 사건으로 더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인력을 총동원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빨리 검거하라”고 지시했다.
화상통화를 마친 뒤에는 경찰청장 등 경찰간부들에게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일어나서는 안될 사건”이라며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대응책을 준비하라”고 독려했고,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경찰 교육을 전면쇄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당초 일정에 없던 경찰청을 전격 방문한 것은 전날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여자 어린이 성범죄 사건이 그만큼 충격적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여학생은 30일 집 거실에서 잠을 자다 사라졌는데, 성폭행을 당한 뒤 같은 날 오후 1시께 집에서 150여m 떨어진 영산강 강변도로에서 집에서 사용하던, 비에 젖은 이불속에서 잠든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말에도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제주 올레길 여성 관광객 피살 사건 등 빈발하는 아동·여성 대상의 범죄에 대해 “참 좋지않은 현상이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비상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