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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3254일 만에 선발승' 이정민, 또 한 편의 드라마 썼다
[프로야구]'3254일 만에 선발승' 이정민, 또 한 편의 드라마 썼다
  • 나는기자다
  • 승인 2012.08.30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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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우완 투수 이정민(33)이 3254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며 또 하나의 드라마를 썼다.

이정민은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9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롯데의 10-1 대승에 발판을 놨다.

이날 95개의 공을 던진 이정민은 64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었고, 삼진 6개를 솎아냈다. 볼넷은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제구력을 선보였다.

이정민은 시속 140km 후반대에 이르는 직구를 앞세워 SK 타선을 요리했다.

이정민은 이날 호투로 지난 2003년 10월2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고 선발승을 따낸 이후 3254일 만에 선발승을 품에 안았다. 프로 데뷔 이후 두 번째다. 그가 승리투수가 된 것도 2010년 4월4일 광주 KIA전 이후 878일 만이다.

이정민은 올 시즌 8승 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하며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는 이용훈(35)에 이어 또 하나의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정민은 2002년 롯데에 1차 지명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는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이정민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승엽(36·삼성 라이온즈)이 2003년 10월2일 대구 삼성전에서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할 때 희생양이라는 사실이었다.

데뷔 첫 해인 2002년 8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는데 그친 이정민은 2003년에도 2경기에서 1승을 거두는데 만족해야 했다.

2004년 주로 중간계투로 나서며 2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51을 기록한 이정민은 이듬해에도 대부분의 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 94⅓이닝을 던지며 6승 7패 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82의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드러내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06년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29경기에 등판해 39이닝을 던진 이정민은 승리없이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정민은 2006년 말 상무에 입대해 2008년 11월 병역 의무를 마쳤다. 2008년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던 이정민은 2009년 31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 2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74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가 얻는 기회는 이후에도 점차 줄어 들었다. 2010년 20경기에 등판했던 이정민은 지난해 9경기에 나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 양승호(52) 감독은 해외 스프링캠프 투수조의 남은 한 자리를 앞두고 이용훈과 이정민을 저울질하다가 이용훈을 데려갔다.

이정민은 스프링캠프도 떠나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에도, 이후 좀처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때에도 이정민은 기회를 노리며 칼을 갈았다.

6월 초 잠시 엔트리에 올랐던 이정민은 8월7일 LG전에서 2⅓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18일 넥센전에서 1082일 만에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이정민은 당시 등판에서 4⅓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으로 아쉬운 피칭을 했다. 하지만 4회까지는 깔끔한 투구를 해 양 감독의 눈에 들었다.

이정민은 28일 선발로 예고돼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태풍 볼라벤의 여파로 경기가 취소돼 기회를 날리는 듯 보였다.

양 감독은 29일 선발로 또 다시 이정민을 예고했다. 양 감독은 "원래 이용훈 차례였다. 그러나 이용훈이 등에 담 증세를 호소했고, 아직 몸이 완벽하지 않은 것 같았다"며 "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여 이정민을 또 다시 선발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정민은 양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쾌투를 했다.

완봉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 9회말 임훈, 최정에게 안타와 2루타를 연달아 맞고 1실점한 뒤 정대현으로 교체된 것이 다소 아쉬웠지만 8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며 구위를 자랑했다.

이정민은 "아내와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비록 완봉은 못했지만 팀 승리에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며 "승리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5회까지 던지겠다는 생각으로 피칭에 임했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 한 이닝씩 왔던 것이 9회까지 던지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비가 와서 등판이 계속 밀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늘 피칭하게 됐다. 직구 위주의 피칭이 좋은 승부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카운트를 유리하게 갔던 것이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등판한 뒤 이용훈에게 "너무 스피드에 집착하지 말라. 타자를 맞혀 잡는다는 느낌으로 던지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이정민은 "이용훈 선배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양 감독은 "이정민이 잘 던졌고, 오랜만에 장타가 살아났다"고 평가했다.【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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