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칼텍스 주포 한송이(28)의 애교 섞인 푸념이다. 물론 나쁘지 않은 피곤함을 느끼는 중이다.
한송이는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 준결승전에서 양팀 최다인 33점을 올리며 팀의 3-2(16-25 25-16 25-14 22-25 15-13) 승리에 기여했다.
현재 한송이는 지칠대로 지친 상태다. 지난해 11월부터 4월까지 2011~2012 V-리그를 치렀고 곧바로 대표팀에 소집돼 2012런던올림픽 예선전과 본선 4강 신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휴식은 주어지지 않았다. 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았지만 그동안 컵대회를 위해 땀을 흘린 동료들을 생각하면 맘 편히 지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팀에 합류한 한송이는 강행군을 소화 중이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펄펄 날았다. 특히 결승행 티켓이 걸린 이날 경기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33점을 몰아치는 기염을 토했다.
세트스코어 0-1로 뒤진 2세트에서는 9득점으로 팀을 구했고 승부가 갈린 5세트에서도 알토란 같은 4점을 보탰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50%나 됐다.
한송이는 "경기 전 현대건설이 서브와 공격이 좋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좀 어렵게 풀어갔다"며 "그래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서 이기니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올림픽은 한송이를 가장 지치게 한 무대이지만 한층 업그레이드된 계기이기도 하다.
한송이는 "올림픽을 다녀와서 스파이크 할 때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파워나 높이가 좋아진 것 같다"고 올림픽 효과를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 상대팀들이 블로킹과 힘이 좋아 강하게 때리려고 노력했더니 예전보다 파워와 타점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결승전 상대는 IBK기업은행이다. 풀세트 접전 후 하루 뒤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지난 21일 조별예선에서 3-1 승리를 거둔 자신감이 더 크다.
"상대를 분석하는 것보다 우리 플레이를 먼저해야 승산이 있다. 공격이 좋고 서브가 좋으니 우리는 다른 면에서 대비를 해야겠다"고 말한 한송이는 "빨리가서 밥 많이 먹고 쉬어야겠다. 내일 한 경기만 하니깐 힘들더라도 잘 참고 해야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이선구 감독은 "송이가 과거에는 소극적이었는데 올림픽을 다녀와서 자신감이 붙은 것은 확실하다. 좀 더 정교한 연습을 시켜서 완벽한 모습을 만드는 것이 우리들이 할 일"이라며 제자의 성장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