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3번타자 겸 1루수로 나와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의 방망이는 초반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우천으로 이틀 간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타격감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1회초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좌익수 옆으로 향하는 깔끔한 안타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이승엽은 LG 야수들이 주자 박한이를 신경 쓰는 사이 과감한 베이스러닝으로 2루를 밟은 뒤 박석민의 적시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여기서 그칠 이승엽이 아니었다. 이승엽은 4회 1사 2,3루에서 우전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 들였다. 3-2의 불안한 리드가 넉넉한 3점차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경기는 7회 갑작스레 내린 폭우 탓에 삼성의 6-3 강우콜드 승리로 끝났다. 팀 득점의 절반을 홀로 책임진 이승엽은 1회 안타로 결승타의 영예까지 안았다. 3타점은 국내 복귀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이다.
일본 프로야구 생활을 접고 국내 무대로 돌아온 이승엽은 힘들 것이라는 일부 부정적인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 0.312, 홈런 20개, 타점 72개, 득점 79개 등 전성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성적이다. 특히 10차례나 결승타를 때리며 승부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승엽은 "10번째 결승타는 전혀 몰랐다. 의식하지 않았던 기록이기에 앞으로 더 쌓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며 "3타점 정도면 잘 했다고 생각한다. 7타점씩 때릴 때는 내가 잘 나갔을 때다. 지금은 그렇게 못 한다"고 웃었다.
삼성에서 이승엽의 역할은 한 명의 중심타자 이상이다. 숱한 경험에서 나오는 이승엽의 조언은 후배들에게 큰 자산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잔뜩 자세를 낮췄다. "후배들에게 아무런 말도 안 한다. 잘 치고 있는 애들한테 특별히 해줄 말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신 "나만 잘 하면 된다"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동료를 향한 신뢰의 이승엽식 표현이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