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감독이 이끄는 기업은행은 24일 오후 4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준결승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3-0(25-12 25-16 25-)으로 이겼다.
도로공사는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는 '컵대회 최강자'다.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거두며 A조 1위로 준결승에 올라 분위기도 좋았다.기록으로 보나 대회 경험으로 보나 도로공사의 우세가 점쳐졌다.
뚜껑을 열어 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기업은행은3세트 내내 도로공사를 몰아붙이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도로공사는 단 한 번도 20점을 넘기지 못했다. 운으로 따낸 완승이 아니었다.
경기를 마친 이 감독의 얼굴에는 흐뭇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표승주를 막기 위해 어제 연습의 절반 이상을 그 부분에 맞춰서 했다"며 "그런데 오늘 경기가 이렇게까지 잘 풀릴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 세트부터 너무 잘 맞아 떨어졌다. 서브도 좋았다"며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감독으로서 이런 경기가 자주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울러 "(김)희진이의 공격과 수비가 모두 좋아서 어디로 넣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현장에서 라인업을 새로 제출했다"며 "희진이를 센터에, 박정아를 레프트에 넣었다. 경기 중간 윤혜숙의 서브도 좋았다.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모여서 전체적인 안정감이 생겼다고 본다"고 이날의 전술이 제대로 먹혀 들었음을 알렸다.
GS칼텍스와의 맞트레이드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기업은행은 GS칼텍스에 김지수, 이나연을 보내고 남지연과 김언혜를 영입했다.
이 감독은 "리베로(김민주)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투입되는 팀은 없다. 작년에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며 "GS칼텍스와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남지연이 영입되며 볼 컨트롤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도 좋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김지수도 최근에 GS칼텍스에서 훨훨 난다. 거기에는 한송이, 정대영 등 베테랑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잘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며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맞트레이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뽑은 이 날 최고의 수훈 선수는 박정아였다.
그는 "정아가 힘이 부족했다. 얼마 전 키를 물어보니 올 때는 185cm였는데 187.4cm까지 컸다고 하더라. 그래서 조금 더 크느라고 힘이 없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근력을 키우기 위해)연습을 많이 했다. 전지훈련에서 남고팀과 연습경기 했을 때도 26~7점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기대 많이 했는데 기록지 보니까 공격 성공률이 40% 넘더라. 오늘도 너무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