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덮친 '애그플레이션'(농업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의 원인은 '이상 기후'다. 미국 중서부(옥수수·콩)와 흑해 연안(밀) 등 주요 곡창지대의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주된 요인이 됐다.
24일 기획재정부가 밝힌 미국 농업부의 8월 수급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와 흑해 연안의 가뭄·폭염으로 주요 곡물의 2012~2013년 전세계 생산량과 재고율은 대폭 떨어질 전망이다.
옥수수 생산량은 미국(7월 대비 -15.5%), 우크라이나(-12.5%)의 생산량 감소에 따라 지난달에 비해 6.2% 줄어들 전망이다. 콩 역시 미국(7월 대비 -10.7%)의 생산량 감소에 따라 2.5%(전년대비 10.4% 증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밀 생산량은 러시아(-12.2%), 카자흐(-15.4%)의 생산량 감소에 따라 지난달에 비해 0.4% 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이후 옥수수는 34.8%, 콩 16.4%, 밀은 34.3%씩 가격이 급등했다. 7월말 기준 옥수수와 콩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태평양을 기준으로 마주보고 있는 중남미에는 폭우와 홍수를, 반대편인 호주와 인도에는 가뭄을 일으키는 기상이변 현상인 '엘리뇨' 현상도 애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정부는 "엘리뇨 시작에 따른 호주와 인도의 가뭄 징후 등으로 곡물 가격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농업부 역시 8월 수급보고서에서 2012~2013년 옥수수·콩·밀의 가격 전망치를 지난달에 비해 크게 상향 조정했다.
7월 보고서에서 540~640센트/부셸(25.4kg)이던 옥수수 가격 전망치는 750~890센트/부셸로 급등했다. 콩 가격 전망치 역시 1300~1500센트/부셸(27.2kg)에서 1500~1700센트/부셸로 올랐다. 밀 가격 전망치는 7월 620~740센트/부셸(27.2kg)에서 760~900센트/부셸로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설립된 농업시장정보시스템(AMIS) 사무국은 시장 현황 분석과 향후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오는 27일 프랑스(현 AMIS 의장국)와 미국(차기 의장국)간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재정부는 "G20 국가들은 신속대응포럼(RRF) 등 위기관리회의체 개최를 통해 곡물 수출 제한 금지와 미국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바이오 연료 의무 정책 등에 대해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세계 곡물 가격 동향, RRF 개최 여부·시기 등에 대해 청와대·농림수산식품부와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고 상시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