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환자의 의약품 중복투약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질병은 고혈압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의약품 중복투약 환자의 다빈도 질병 분포를 분석한 결과 1~3차 중복투약자 모두 '본태성(일차성)고혈압', '인슐린-비의존 당뇨병'의 순서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수면장애'의 경우 1차와 2차에서는 3순위를 차지했으나 의료급여기관 간 동일성분 의약품 중복투약 관리 제도가 운영되면서 3차에서는 19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건보공단이 2010년 3월부터 운영 중인 이 제도는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여러 의료급여기관을 다니며 동일성분 의약품을 중복투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됐다. 또 수급권자가 1차 중복투약자로 통보를 받은 후 다음 차수에 중복투약으로 재차 통보받을 경우 3개월 간 약제비를 본인부담토록 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의료급여 환자 중 의약품 중복투약자는 1차 936명(진료기간 2010년 3월1일~8월31일), 2차 689명(2010년 9월1일~2011년 2월28일), 3차 385명(2011년3월1일~8월31일)으로 제도를 운영하면서 중복투약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3차 중복투약자는 모두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고, 연령대가 높은 50대 이상이 70%를 넘게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투약 의약품의 효능군별 10순위를 살펴본 결과 1차 기간에는 '당뇨병용제'가 204건(13.2%)으로 1순위, '기타의 순환계용약'이 198건(12.8%)으로 2순위, '혈압강하제'가 185건(11.9%)으로 3순위, '최면진정제'가 126건(8.1%)으로 4순위를 나타냈다.
2차와 3차 기간에서도 각각 당뇨병용제, 혈압강하제, 기타의 순환계용약의 순으로 1~3위를 차지해 전반적으로 당뇨병용제, 기타의 순환계용약, 혈압강하제가 상위권을 포진했다. 최면진정제는 1~2차에서는 4위였으나, 프로그램이 운영된 후인 3차에서는 13위로 하락했다.
1차 기간에 해당하는 중복투약자의 의료비 지출 변화를 살펴본 결과, 중복투약 관리제도 실시 전·후 6개월간 1인당 총 진료비는 335만5000원에서 307만2000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1인당 외래진료비는 99만7000원에서 86만3000원으로, 1인당 약국진료비는 139만8000원에서 100만7000원으로 줄었다. 또 1인당 외래내원일수는 43.7일에서 32.9일로, 1인당 약국조제일수는 498.3일에서 337.6일로 감소했다.
건보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김성옥 박사는 "향후 중복투약 대상자 선정 기준 개선 및 표준 안내문 개발, 특정 의약품 효능군별 지표를 선정해 해당 의약품의 중점 관리가 필요하다"며 "또 의료급여 환자 적정투약관리 프로그램 개발과 의료급여관리사업의 내실화 및 자문약사 제도 운영을 활성화해 의료급여 환자의 합리적 의약품 복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