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런던올림픽에 참가해 당초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종합 5위라는 성적을 거둔 한국선수단 본진은 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14일 오후 5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날 입국한 유도, 수영, 핸드볼, 태권도, 배드민턴 등 7개 종목 125명의 선수단은 귀국과 동시에 인천국제공항 밀레니엄 홀에서 있은 해단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먼저 귀국을 마친 35명의 메달리스트도 함께 했다.
최광식(59)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에리사(58)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미리 마중나와 선수들을 일일이 격려했고 이날 먼저 귀국한 박용성(72) 대한체육회장은 여독을 풀 새도 없이 뒤따라 들어오는 선수단 본진을 반겼다.
런던에서 충분히 많은 인터뷰로 단련됐을 그들이었지만 수많은 팬과 취재진 앞에 서니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양궁의 오진혁(31·현대제철)은 빽빽히 자리 잡은 취재진이 신기한 듯 개인 휴대폰으로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기흥 선수단장이 선수단 대표로 가장 먼저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원정 출전 사상 종합 5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둠으로써 64년 전 처음 참가했던 그 장소에서 한국의 위상을 남길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용성 체육회장은 "온 국민의 뜨거운 성원으로 대한민국 선수단은 종합 5위의 쾌거를 이뤘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체육회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한 최광식 장관은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등 우리 앞에 있던 나라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종합순위 상위권의 모든 나라가 G7 선진국들이다. 이들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자긍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여자 양궁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오른 기보배(24·광주시청)는 "경기장과 선수촌의 거리가 멀었던 만큼 컨디션이 저하될까봐 걱정을 했는데 주위에서 많은 배려를 해줬고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부상 투혼을 발휘해 금메달의 영광을 이룬 남자유도의 김재범(27·한국마사회)은 오늘의 영광을 잠시 뒤로 하고 4년 뒤 다음 대회를 내다봤다.

'다음 대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얼마나 힘든 준비와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게 돼 무서웠다. 하지만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태권도의 황경선(26·고양시청)은 개인 2연패를 이루고도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태권도 선수단의 성적에 고개를 숙였다. 남녀 합쳐 4종목 전종목 석권까지 바라봤지만 돌아온 결과는 황경선의 금메달과 이대훈(20·용인대)의 은메달이 전부였다.
황경선은 "우선 국민 여러분들께서 기대했던 성적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 태권도가 종주국이기에 많은 부담을 갖고 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외국 선수들이 한 해 한 해 다르게 성장했다. 그것에 맞춰 열심히 훈련한다고 했는데..."라며 미안함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어 "외국 선수는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음에도 우리 대표팀은 한 해에 많아야 1번 정도 참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많은 국제대회에 나가서 기술을 공유하고 외국 선수들과 접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수백명의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귀국한 선수단은 여의도광장으로 이동해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에 참가했다.【인천공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