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8월 둘째주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46.3%를 기록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6.1%)을 박빙의 차로 앞섰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대비 0.7%p 상승한 반면 안 원장은 1.8%p 하락했다. 오차범위내이기는 하지만 양자대결에서 3주만에 박 후보가 안 원장을 3주만에 앞질렀다.
다자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전주대비 2.0%p 상승한 37.2%를 기록하며 오차범위를 넘는 격차로 안 원장을 제치고 1위를 지켰다.
이종걸 의원의 막말파문과 당직자 여기자 성추행 논란 등 민주통합당의 악재가 있었지만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박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박 후보는 MB 정부에서 여당내 야당 역할을 하면서 줄곧 대선 다자구도에서 1위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안 원장의 등장과 10·26 재보궐 선거 패배로 1차 위기를 맞았지만 다자대결은 20%대 초반, 양자대결은 35% 내외에서 마지노선을 지켰다.
올 들어서는 비대위 출범과 힐링캠프 출연 이후 2월 첫째주에 양자대결 지지율 40%에 진입한 뒤 크고 작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 다자대결에서도 30%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가장 최근의 공천헌금 의혹에서부터 5·16 '최선의 선택' 발언,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당원명부 유출, 사당화 논란 등 악재는 끊이지 않았지만 지지율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는 2000년대 들어 정동영, 정몽준, 노무현 등 과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때에 따라 크게 요동쳤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를 두고 과거 3김(三金)의 견고했던 지지세와 비슷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악재가 되레 지지층을 결집시켜 나중에는 호재가 되는 현상이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1992년 대선을 코앞에 앞두고 터진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이 이 같은 현상의 대표적 예다.
당시 부산 초원복집에 부산지역 주요 권력기관장들이 모여 김영삼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담합'을 벌인 사실이 도청을 통해 폭로되면서 김영삼 후보는 최악의 악재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부산·경남지역의 지역감정을 자극하면서 결과적으로는 대선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박 후보의 경우 최근 지역감정이 많이 희석되기는 했지만 과거 영남 YS, 호남 DJ, 충청 JP처럼 대구경북이라는 지역적 텃밭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훨씬 명확하다"며 "당내 지분을 장악한 친박이라는 계보까지 갖추고 있어 과거 3김 시대처럼 견고한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대쪽같다는 이미지를 가진 이회창 전 총재가 아들 병역문제로 꺾였던 것처럼 박 후보가 가진 원칙과 신뢰의 이미지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 개인 또는 측근비리 등이 부각된다면 지지율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