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김하늘에게 SBS TV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전공분야나 다름없다. "처음 '서이수'를 표현하는 데 많이 어려웠다"는 말이 엄살로 느껴질 정도다. 30대 중반의 윤리교사 '서이수'를 사랑스럽게 표현해냈다.
김수로(42) 김민종(40) 이종혁(38) 등과 공연하는 것 만으로는 모자라기라도 한 듯 미남배우의 대명사 격인 장동건(40)의 일방적인 사랑도 받았다.
"촬영 2회차 때 벚꽃 키스신을 찍었어요. 오빠와 친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키스신을 찍어야 할 때 '장동건이 날 좋아하네?'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어요. 그때까지 동건 오빠는 스타로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금방 '도진'으로 감정이입이 빨리 됐던 것 같아요."
김하늘은 "사실 어떤 작품에서든 내 남자 파트너들은 늘 최고였다. 내 눈에는 내 상대역이 가장 멋있어 보였고 오빠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단지 동건 오빠가 오랜만에 드라마에 나오니 우리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하늘은 장동건과 함께 중년의 사랑을 솔직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그려냈다. 애인과의 첫날밤을 위해 친구 '홍세라'(윤세아)와 함께 속옷을 준비하는가 하면, 30대 미혼여성이 느끼는 감정을 직설적인 대사로 드러냈다. 이런 모습들을 '김도진'(장동건)에게 매순간 발각당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대사가 너무 직설적이라 정말 창피했다. 배우가 역할을 연기하다 보면 감정몰입이 되는데 내가 '서이수'라면 정말 창피할 것 같다.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고 만날 때 설레는 감정, 친구에게 털어놓는 솔직한 감정들을 들켜버린다. 그걸 하나하나 표현하고 연기를 하다 보니 부끄러웠다. 그래도 '도진'의 시선에서 사랑스럽게 바라봐주니 창피하기도 했지만 '이수'가 더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극중 이상형으로 '도진'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네 명 다 매력적이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이상향에서 가장 거리가 먼 건 바람기가 있는 남자다. 가장 좋은 스타일은 열정적인 사람이다. 연애상대로서 '도진'은 굉장히 매력이 있다. 하지만 내 남자로 살기에게는 '밀당'하는 게 싫다. 밀당하지 않은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고백이다.

"앞뒤 계산없이 일직선으로 대하는 사람이 좋은 것 같다. 순수한 게 좋다. 생각하다보면 소심해진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일직선으로 달릴 수 없으니까 남자가 일직선으로 달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기도 하다.
'서이수'처럼 사랑하고 싶지는 않을까? "이 드라마 때문이 아니라 늘 사랑은 하고 싶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현실에서 진지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답이 나왔다.
"하지만 프러포즈는 정말 멋있게 받아보고 싶어요. 여자들은 환상이 있거든요.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반지가 나오는 상황이 너무 웃기지만 여자는 그 상황에서 울어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또 제가 막상 그 상황이 되면 진짜로 울 수도 있고요. 어떤 프러포즈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여자로서의 로망이 있어요."【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