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대표팀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2층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 환영 만찬' 자리에 참석해 오랜 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만찬에는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각계각층의 내·외빈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만찬은 넓은 실외 정원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담소를 나누며 그동안 쌓였던 회포를 풀었다.
멋진 회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이 해산하게 돼 아쉽지만 기쁘게 헤어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아끼는 제자들과의 작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3년을 함께 해왔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선수들도 성장했다. 홍 감독은 지난 12일 개별적으로 열린 해단식에서 선수들에게 '감독'이 아닌 '형'으로 부르라는 깜짝 발언을 했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다. 처음엔 20살이었던 선수들도 이제 23, 24살이 됐다.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다(웃음)"며 "앞으로는 (격식을 따지기 보단)같은 축구 패밀리로서 서로의 역할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도 세레모니'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종우(부산아이파크)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우리도 시상식장으로 가는 도중에 그 소식(시상식 불참)을 들었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했었다"며 "올림픽 메달을 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도 얻었는데 시상식에 함께 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주장 구자철은 이날의 드레스 코드였던 '레드'를 맞추기 위해 빨간색 뿔테 안경과 팔찌를 하고 있었다. 올림픽의 흥분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듯 얼굴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구자철은 "선수들이 고생한 만큼 대가를 얻어 정말 행복하다"며 "독일로 가지 않고 한국에 와서 이런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뜻 깊게 마지막을 장식하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전을 마치고 벤치에 계속 있었다. 막상 올림픽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니 순간적인 공허함이 있었다"며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청소년 대회에서는 끝나고 울기만 했었는데 이번엔 이렇게 웃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한일전에서 승리하며 따낸 동메달의 값진 의미를 설명했다.
김보경(카디프시티)은 새롭게 둥지를 튼 카디프에서 3·4위전을 치렀다.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클럽팀에 합류하기 전에)먼저 영국 무대를 밟게 돼 부담감도 없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카디프에서 뛰며 메달까지 따게 돼 기분이 남달랐다. 좋은 느낌이다"고 다음 시즌의 멋진 활약을 예고했다.
영국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멋진 선방으로 팀을 4강으로 이끈 이범영(부산)은 "대표팀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며 "내게 있어서 올림픽이란 24년 인생 최고의 목표였다. 그리고 지금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대표팀 일원으로서의 뿌듯함을 드러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