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3시간 남짓 펼쳐진 '썸머스탠드 훨씬 더(THE) 흠뻑쑈' 콘서트는 광란의 현장이었다.
미국 CNN이 '강남스타일'을 소개한 영상, 영상사이트 유튜브에서 조회수 2400만건을 넘긴 뮤직비디오로 공연의 포문을 연 싸이는 '새' '예술이야' '흔들어주세요' '뜨거운 안녕' 등 히트곡을 선사했다. 특히, '낙원'을 노래할 때는 싸이가 이날 사비를 들여 나눠준 6집 CD를 3만여 팬들이 머리 위로 흔드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싸이는 이날 콘서트를 취재하러 온 미국의 CNN 월스트리트저널 ABC, 영국의 로이터 등을 향해 "해외매체에게 한 마디 하겠다. 디스 이스 코리아(This is Korea)"라고 외쳤다. '낙원'의 노랫말 중 '여기가 낙원인거야'를 '여기가 한국인거야'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나 이런 사람이야' '라이트 나우(Right Now)' 등에서는 '흠뻑쇼'라는 공연 타이틀에 걸맞는 이벤트가 마련됐다. 무대 곳곳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등에서 물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공연기획사가 준비한 파란 비옷을 입은 팬들은 물을 흠뻑 맞으며 무더위를 식혔다.

싸이는 또 그룹 '씨스타'와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26)를 패러디한 과감한 여장으로 섹시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청개구리'를 선사할 때는 기저귀를 찬 싸이의 대형모형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공연 도중 소주 1명을 한 번에 마시기도 했다.
예전의 직업적 예능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 '광대'의 광(廣)을 광(狂)자로 바꾼 '광대' 싸이의 광기가 드러났다.
이런 싸이가 '광객(狂客)'이라 칭하는 3만여 팬들의 호응도 대단했다. 공연이 끝나고 청중의 퇴장 배경 음악으로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지자 팬들은 3시간을 넘긴 공연으로 체력이 바닥났을 텐데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강남스타일'의 대표 안무인 '말춤'을 췄다.
싸이는 무대를 마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불지른 광객들 불같았던 광객들 귀가용으로 틀어논 강남스탈에 말춤을 추던 광객들 자랑스런 광객들"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날 공연에서는 그러나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싸이가 '끝'을 부르던 중 이전 무대에서 쏜 폭죽의 불꽃이 무대천장의 천에 옮겨 붙으면서 불이 났다. 불씨가 무대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싸이는 "얼마나 불같이 놀았으면 불이 나느냐"며 자신이 작곡한 이승기(25)의 '내 여자니까'를 부르는 등 팬들을 안심시키며 차분하게 대응했다. 공연 중 사용하려고 준비한 살수기 등으로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게스트들도 화려했다. 싸이와 같은 매니지먼트사인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투애니원(2NE1)'의 리드 보컬 박봄(28)과 MC 노홍철(33), 가수 성시경(33) 등이 힘을 보탰다. 탤런트 지성(35)·이보영(33) 커플도 눈길을 끌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