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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2012][결산⑧]'메달'보다 값진 그들의 '도전'
[런던2012][결산⑧]'메달'보다 값진 그들의 '도전'
  • 나기자
  • 승인 2012.08.13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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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자리다. 최고의 선수만이 갈 수 있는 자리기에 때로는 '도전'만으로 충분히 값지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장애와 사회적 편견을 꿋꿋이 이겨낸 도전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전 세계인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런던을 떠났다.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뜨거운 도전자는 단연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였다.

선천적으로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생후 11개월 만에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탄소 섬유로 만든 보철 다리를 달고 경기에 나선 피스토리우스는 베이징패럴림픽 육상 100m, 200m, 400m 제패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 참가는 그리 녹록치 않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선수는 스프링이나 바퀴 등 도구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들어 의족을 착용한 피스토리우스의 출전을 금지했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소송을 통해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받아냈고 결국 런던올림픽 육상 400m와 1600m계주에 참가, 꿈을 이뤘다.

피스토리우스는 400m 1라운드에서 45초44로 통과해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결승 문턱을 넘진 못했다. 1600m 계주에서 다시 메달을 노렸지만 8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위대한 도전'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불굴의 사나이는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피스토리우스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 자체로도 멋진 일이었다"며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외팔 탁구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23·폴란드)의 선전도 아름다웠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팔꿈치가 없이 태어난 파르티카는 탁구 선수인 언니를 따라 다니면서 우연히 탁구를 접했다. 아테네패럴림픽 정상에 오른 파르타카는 일반인들과 경쟁 끝에 국가대표로 뽑혔고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경기에 참가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식 경기에 참가, 예선 2차라운드에서 덴마크의 스코프 미에(26)를 4-3으로 누르고 32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32강전에 만난 중국계 리지에(28·네덜란드)에게 2-4로 졌다.

파르티카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응원해줬다. 그 덕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얻었다"며 당당한 도전을 이어 나갈 것을 밝혔다.

 

사우디의 첫 번째 올림픽 여성 출전자인 워잔 샤흐르카니(16)와 사라 아타르(20)의 도전도 뜻 깊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사우디는 지금껏 올림픽에 여자선수를 파견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여성인권단체의 압력에 못 이겨 런던올림픽에 처음으로 여자선수를 파견을 결정했다.

샤흐르카니는 3일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유도 78㎏이상급 32강전에서 푸에르토리코의 모지카 멜리사(29)를 상대로 경기를 펼쳤다.

특수 디자인된 검은색 히잡을 쓰고 나선 샤흐르카니는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경기장에 들어섰지만 특별한 공격 없이 경기 시작 1분20초 만에 패했다.

하지만 샤흐르카니는 "경기장에 나서는 것이 두려웠지만 관중들의 환호 소리를 듣고 행복했다"며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희망을 말했다.

사라 아타르(20)는 여자 육상 800m 1라운드 경기에 참가해 2분44초95의 기록으로 예선 탈락했다. 아타르는 흰색 후드와 발목까지 오는 검은 레깅스, 초록색 긴 소매를 입고 트랙을 달렸다.

아타르는 "(이번 올림픽 출전이)더 많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스포츠에 참여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올림픽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강한 여성 선수들을 파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슬픈 소식도 들려온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사우디의 일부 강경 보수파들이 샤흐르카니에게 "몸에 붙는 의상을 착용한 채 남성들 앞에서 경기하는 것은 스스로와 가족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다. 속세의 덧없는 명예를 위해 내세를 위태롭게 하는 짓을 중단하라"고 위협했다고 8일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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