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한국시간)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무려 33개(역도9·육상4·수영9·사이클8·사격1개·양궁2)의 세계신기록이 수립됐다.
육지에서 가장 빠르고 더 멀리 높게 뛰는 선수를 가리는 육상과 수중에서 가장 빠른 선수를 가리는 수영,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사격과 양궁 등에서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대표적인 기록 종목인 수영과 육상을 비롯해 역도, 사이클 등에서 신기록을 쏟아냈다.
특히 수영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첨단 수영복이 퇴출된 후 좀처럼 나오지 않던 세계신기록도 이번에 9개가 쏟아져나오며 갈증을 풀어줬다.
2010년 국제수영연맹(FINA)이 첨단 수영복 퇴출을 결정한 뒤 이번 대회 직전까지 나온 세계신기록은 지난해 쑨양(21·중국)이 작성한 자유형 1500m와 라이언 록티(28·미국)가 작성한 개인혼영 200m 뿐이었다.
중국 수영의 '간판' 쑨양이 남자자유형 1500m에서 14분31초02의 세계신기록(종전 14분34초14)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종목에서는 '수영 천재' 예스원(16·중국)이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개인혼영 400m에서 4분28초43의 세계신기록(종전 4분29초45)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개인혼영 200m에서는 2분07초57의 올림픽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카메론 밴 더 버그(24·남아공)가 남자 평영 100m에서 58초46을 기록, 세계기록(종전 58초58)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땄다. 남자 평영 200m에서도 다니엘 지우르타(23·부다페스트)가 2분07초28의 세계신기록(2분07초31)으로 정상에 올랐다.
여자 접영 100m에 나선 다나 볼머(25·미국)가 55초98을 기록, 세계기록(종전 56.06)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평영 200m에서 금빛 역영을 선보인 레베카 소니(25·미국)도 2분19초59의 세계신기록(종전 2분20초00)을 세웠다.
미시 프랭클린(17·미국)은 여자 배영 200m 결승에서 2분04초06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세계기록이던 2분04초81를 0.75초 앞당겨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는 대회 4관왕이 됐다.
혼계영에서도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프랭클린, 소니, 볼머, 앨리슨 쉬미트를 앞세운 미국은 여자 혼계영 400m에서 3분52초05의 세계신기록(3분52초19)으로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한국 수영은 또 다시 '기둥' 박태환(23·SK텔레콤)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해 세계의 높은 벽을 느껴야 했다. 박태환은 은메달 2개에 그쳤다.
베이징올림픽에서 8개의 금메달과 7개의 세계신기록을 냈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미국)는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신기록을 쓰지 못했다.

은퇴전 마지막 올림픽에서 펠프스는 금메달 4개를 포함해 6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네 번의 올림픽에서 그가 따낸 메달 수를 22개로 늘려 역대 최고의 다관왕에 등극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5개의 세계신기록을 냈던 육상은 이번 대회에서 4개의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800m 최강자' 데이비드 루디샤(24·케냐)가 이번 대회 육상에서 처음으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워다. 남자 800m 결승에서 1분40초91를 기록해 자신이 보유한 1분41초01의 세계기록을 0.1초 앞당겼다.
앨리슨 펠릭스(27)~카멜리타 지터(33)~티아나 매디슨(27)~비앙카 나이트(23)로 이뤄진 미국여자육상대표팀은 27년 만에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여자 400m 계주 금메달을 땄다.
40초82로 결승선을 통과한 미국은 1985년 동독이 세운 41초37의 세계기록을 0.55초 앞당겼다.
여자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펠릭스는 400m 계주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2관왕에 등극했다.
여자 경보 20㎞에서는 엘레나 라슈마노바(20·러시아)가 1시간25분02초를 찍어 세계기록(종전 1시간25분08초)을 추가했다.
'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육상 신기록 행진의 대미를 장식했다. 100m와 200m, 400m 계주를 연달아 석권하며 올림픽 사상 최초로 2회 연속 단거리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볼트가 소속된 자메이카대표팀은 남자 400m 계주에서 종전기록(37초04)을 0.2초나 단축한 36초84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해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베이징올림픽에서 3개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던 볼트는 금메달 획득보다 얼마나 더 세계기록을 앞당길지에 관심이 주목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단 한 번의 세계기록 경신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28번이나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을 경신했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1·러시아)는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5.06m)에 크게 못 미치는 4.70m를 넘는 데 그쳐 동메달에 머물렀다.
한국 선수단도 지난 4년간 흘린 땀방울을 거름삼아 런던에서 값진 열매를 수확했다.
한국 남자 양궁의 대들보 임동현(26·청주시청)이 랭킹라운드에서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세계신기록을 쓴 주인공이 됐다.

임동현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대회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72발 합계 699점을 쏴 자신이 지난 5월에 세웠던 세계기록(696점)을 갈아치웠다.
임동현~오진혁(31·현대제철)~김법민(21·배제대)으로 구성된 양궁남자대표팀은 남자단체전 랭킹라운드에서도 2087점을 쏴 세계기록(종전 2069점)을 경신했다.
한국 여자 사격의 '겁없는 막내' 김장미(20·부산시청)가 사격 여자 25m 권총 본선에서 591점을 쏴 올림픽신기록(종전 590점)을 세웠고, 결선에서 201.4점을 보태 합계 792.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사격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딴 여갑순 이후 20년만이다.
세계기록과는 한참 모자라는 기록이었지만 박칠성(31·국군체육부대)이 육상 남자 50km 경보에서 3시간45분55초를 기록, 13위를 차지하며 한국기록을 1분 58초 앞당겼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번 대회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선전을 한 북한에서도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역도의 희망' 김은국(24·체육선수단)이 세계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달 31일 열린 역도 남자 62kg급에서 인상 153kg, 용상 174kg을 들어 합계 327kg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은국은 쉬지용(32·중국)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세운 인상 올림픽기록(152kg)을 갈아치웠고, 장제(25·중국)가 가지고 있던 세계기록(325kg)까지 다시 썼다.
한국 역도의 메달 기대주 장미란(29·고양시청)은 여자역도 75㎏이상급에서 인상 125㎏, 용상 164㎏, 합계 289㎏를 들어올려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인상 140㎏·용상 186㎏·합계 326㎏)을 세웠던 것과 비교할 때 한참 모자라는 결과였다. 오랜 기간 부상에 시달려온 것이 저조한 기록으로 나타났다.
장미란을 대신해 저우루루(24·중국)가 역도 여자 75kg이상급에서 인상 146kg, 용상 187kg 합계 333kg를 들어올려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와 미시 플랭클린 등 2명이 4관왕에 올랐고, 육상의 우사인 볼트와 앨리슨 펠릭스(미국), 수영의 앨리슨 쉬미트, 다나 볼머(이상 미국)등 4명이 3관왕이 됐다.
한국사격의 진종오와 여자양궁의 기보배 등 30명이 2관왕을 차지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