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해 종전 최고였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금메달 13개·은메달 10개·동메달 8개)에서의 성적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종합순위는 5위다.
4년 전과 같은 1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순위는 두 계단 뛰어올랐다. 당초 목표했던 '10(금)-10(종합순위)'을 초과 달성했다.
초반 남자 수영 박태환(23·SK텔레콤)의 실격 파동과 남자 유도 조준호(24·한국마사회), 여자 펜싱 신아람(26·계룡시청)의 판정 번복 등 예기치 않는 사고들이 터지면서 목표 달성에 먹구름이 끼었지만 메달 전선에 큰 장애가 되지는 못했다.
대회 중반을 돌기도 전에 금메달 9개를 따내 목표의 90%를 달성, 역대 가장 빠른 메달 레이스를 보였다.
첫 금메달은 남자 사격 진종오(33·KT)의 손끝에서 나왔다. 진종오는 지난달 29일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688.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달 6일에 열린 남자 50m 권총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2연패와 런던올림픽 2관왕을 달성했다.
같은 날 실격 파동으로 힘을 뺀 박태환이 400m 지유형에서 라이벌 쑨양(21·중국)에게 금메달을 내줬고 믿었던 남자 양궁 단체전, 여자 펜싱 남현희(31·성남시청)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어수선했던 선수단에 가뭄에 단비 같은 금이었다.
메달 레이스에 탄력을 준 이들은 양궁 여자대표팀이었다.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 이성진(27·전북도청), 최현주(28·창원시청)로 구성된 여자 양궁대표팀은 30일 단체전에서 중국의 추격을 210-209로 극적으로 따돌리고 올림픽 7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하루 뒤에는 유도 김재범(27·한국마사회)이 금빛 엎어치기에 성공했다. 김재범은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자신을 울렸던 올레 비쇼프(32·독일)에게 설욕전을 펼치며 처음으로 올림픽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왼 어깨, 팔꿈치, 손가락 인대, 무릎을 거의 쓸 수 없는 상태에서 정신력과 의지로 얻어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이달 2일과 3일은 한국 선수단의 '골든데이'였다.
여자 사격의 김장미(20·부산시청)가 25m 권총 본선에서 금메달을 쏴 유망주 꼬리표를 땠다. 한국 여자 사격의 올림픽 금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서 여갑순(38·대구은행)이 딴 이후 20년만이다. 권총에서 나온 첫 메달이기도 하다.
대한체육회의 예상 금메달 후보에 없었던 남자 유도의 송대남(33·남양주시청)과 펜싱 여자 사브르 김지연(24·익산시청)도 힘을 보탰다.
송대남은 남자유도 90kg급 결승에서 쿠바의 아슬리 곤잘레스(22)를 연장 접전 끝에 안뒤축감아치기 절반승으로 꺾고 늦깎이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김지연은 세계랭킹 2위 소피아 벨리카야(27·러시아)를 대파하고 한국 여자 펜싱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바통은 남녀 양궁이 이어 받았다. 기보배(24·광주시청)와 오진혁(31·현대제철)이 양궁 남녀개인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두 선수는 동반 메달에 성공한 뒤 연인 사이임을 공개해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펜싱에서 또 한 번 금메달 소식이 들려왔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무서운 기세로 예선을 통과한 뒤 정상까지 등극했다.
구본길(23), 김정환(29), 오은석(29·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0·서울메트로)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4일 한국 올림픽 역사상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돼 의미가 더욱 깊었다.
'도마의 신' 양학선(20·한국체대)은 한국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수단에 안겼다.
7일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승에서 1차시기 16.466점, 2차시기 16.600점을 얻어 평균 16.53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도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얻은 16.566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난도 7.4의 '양학선' 기술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얻은 값진 금메달이었다.
레슬링에서는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이 나왔다.
김현우(24·삼성생명)는 8일 열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헝가리의 타마스 로린츠(26)에게 2-0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 레이스를 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맥이 끊겼던 한국 레슬링에 8년 만에 전한 금메달이다.
종주국의 자존심이 한풀 꺾였지만 태권도에서도 금메달 1개를 지원했다. 황경선(26·고양시청)은 11일 열린 여자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에서 누르 타타르(20·터키)를 12-5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선 황경선은 이번 금메달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한국 선수 가운데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황경선이 최초로 태권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남자 복싱대표팀의 '맏형' 한순철(28·서울시청)은 한국의 마지막 메달을 장식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광선, 박시헌 이후 24년 만에 복싱 금메달 획득에 나섰던 한순철은 이날 경기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페더급 챔피언 바실 로마첸코(24·우크라이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그쳤다. 9-19로 판정패했다.
구기 종목 중에는 단연 남자축구의 활약이 돋보였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얻었다.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박주영(아스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완승을 거뒀다.
한국 선수단이 태극기를 달고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선 1948년 런던올림픽 이후 64년 만에 드디어 축구에서 올림픽 메달이 나온 것이다.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표팀 18명 전원은 병역법에 따라 병역혜택을 받게 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올림픽 2연패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박태환도 남자 자유형 200m, 400m에서 소중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런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