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영(27·아스날)이 일본을 재물 삼아 명예회복과 동메달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박주영은 11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2012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 결정전에서 전반 27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동메달이 걸려있던 역대 최고의 일전이자 아시아축구 최대의 라이벌전인 한일전에서 나온 천금같은 골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8강전, 준결승전까지 총 5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0.6골로 지긋지긋한 골가뭄이었다. 확실한 한 방을 터뜨려줄 골잡이가 절실했다.
'일본킬러' 박주영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청소년대표 시절 4골, 올림픽대표 1골, 성인대표 1골 총 6골을 일본을 상대로 넣었던 그였다.
이번 대회 5경기 동안 한 골에 그친 부진을 한 번에 털어내고 한국 최고 골잡이의 명성을 되찾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주영이 '축구종주국' 영국에서 기록한 환상적인 골이었다. 전반 37분 역습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3명 사이를 뚫고 오른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로 낮게 슈팅을 때려 일본의 골문을 열었다.
박주영의 선제골로 기세를 드높인 한국은 후반 11분 구자철이 쐐기골을 터뜨려 일본을 완벽히 무너뜨렸다.
박주영은 그 동안 시달리던 병역연기 논란과 소속팀 아스날(잉글랜드)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쌓인 심적인 부담감을 털어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일본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질타를 한 방에 잠재우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홍 감독은 병역연기 논란이 한창이던 박주영을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발탁하며 "박주영을 믿는다"고 말해왔다.
믿음에 보답했다. 논란 속에서도 홍 감독이 왜 자신을 발탁했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홍명보호의 맏형인 박주영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후배들과 함께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한국 축구는 9번의 올림픽 도전과 64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린 끝에 사상 처음으로 메달 획득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