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제리의 마크로피 타오피크(24)는 8일 오전(한국시간)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1500m 결승에서 3분34초0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는 타오피크보다 0.71이 늦은 미국의 레오넬 만자노(28)가 차지했다.
타오피크는 "전날 나는 쫓겨났다. 그리고 오늘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심장한 우승 소감을 남겼다.
사연은 이렇다. 타오피크는 6일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800m 예선 5조 경기에 한 바퀴만 천천히 돈 뒤 기권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승진출이 확정된 1500m를 포함해 올림픽 전 경기 실격처분을 내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알제리 대표팀은 '타오피크는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왼쪽 무릎 부상으로 뛸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IAAF가 의사를 보내 타오피크를 검진한 결과 진짜 무릎 부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고 결국 타오피크의 실격처분은 번복됐다.
타오피크는 "(실격 판정을 받은 뒤) 나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썼고 트레이닝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정말로 무릎에 문제가 있다. 무릎 부상은 정말 심각하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타오피크의 주장에 대해서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
타오피크는 남자 800m 예선 경기 전날에 열렸던 1500m 준결승에서는 3분42초24의 훌륭한 기록으로 결승티켓을 따냈다. 타오피크가 무릎부상 때문에 못 뛴 게 아니라 1500m 결승을 위해 힘을 아꼈다는 주장에 더 힘이 실린다.
특히 타오피크의 행동은 유리한 토너먼트 대진을 차지하기 위해 배드민턴 여자 복식 선수들이 '져주기 경기'를 하다 실격처분을 당한 뒤 나와 더 논란이 됐다.
타오피크에게 밀려 은메달을 차지한 만자노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만자노는 "내가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며 "진실은 타오피크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