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육상 스타 앨리슨 펠릭스(27)가 세 번째 올림픽 도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恨)을 풀었다.
펠릭스는 9일(한국시간)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여자 200m 결승에서 21초88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코너를 돌면서 앞으로 치고나온 펠릭스는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26)와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30·이상 자메이카)와 선두를 다퉜다.
펠릭스는 결승선을 50m 남기고 가속을 붙이기 시작한 뒤 폭발적인 스퍼트를 자랑, 프라이스와 브라운을 모두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자 200m 강자로 군림하면서도 유독 올림픽 금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던 펠릭스는 이번 금메달로 한을 풀었다. 브라운과의 세 번째 올림픽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펠릭스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200m에서 무려 세 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강자다.
2005년 헬싱키세계선수권대회 여자 200m에서 정상에 오른 펠릭스는 2007년 오사카대회, 2009년 베를린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며 강자로 군림했다.
자메이카의 200m 강자 브라운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유독 펠릭스에게 밀렸다. 2005년 헬싱키대회에서 4위에 그쳤던 브라운은 2007년과 오사카대회와 2009년 베를린대회에서는 펠릭스에 우승을 내주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올림픽만 되면 상황이 달라졌다.
펠릭스는 첫 출전이었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200m에서 모두 은메달만 따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200m 금메달의 주인공은 브라운이었다. 세계선수권대회 200m에서는 펠릭스에게 막혔지만 막상 올림픽 금메달은 모두 브라운이 휩쓸었다.
펠릭스는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아픔을 맛봤다. 브라운이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200m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펠릭스는 3위에 머물며 4연패에 실패했다.
그러나 1년 뒤인 이날 런던에서는 펠릭스와 브라운의 희비가 완벽하게 엇갈렸다.
올해 200m 최고기록(21초69)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펠릭스는 자메이카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금메달을 따내며 기쁨을 만끽했다. 세 번째 도전에서 맛본 금메달의 기쁨이었다.
반면 올림픽 여자 200m 3연패를 노렸던 브라운은 22초38을 기록하며 4위에 머물러 노메달에 그쳤다.
펠릭스는 금메달로 미국의 체면도 살렸다.
미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녀 단거리 금메달을 모두 자메이카에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남자 100m와 여자 100m 금메달을 모두 자메이카에 내줬다. 남자 100m에서는 우사인 볼트(26)가 정상에 올랐고, 여자 100m에서는 프라이스가 우승을 맛봤다.
현역 여자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빠른 100m 기록(10초64)을 가지고 있는 카멜리타 지터(33)도 200m 결승에서 22초14를 기록하고 동메달을 차지, 미국의 자존심 회복에 힘을 보탰다.
이번 올림픽 여자 100m에서 금메달을 딴 프라이스는 200m에서는 22초09를 기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