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훈은 9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에서 세계선수권자인 스페인의 호엘 곤잘레스 보니야(23)에게 8-17로 패배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과 8강에서 연장 접전 끝에 진땀승을 거뒀던 이대훈은 준결승에서도 1점차로 간신히 이겨 결승 무대를 밟았고 결국 결승에서 보니야의 벽에 막혔다.
이로써 그랜드슬램 달성도 4년 뒤로 미루게 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지난해 경주세계선수권대회,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대훈은 그랜드슬램까지 올림픽 금메달 남겨둔 상황이었다.
이대훈은 "많이 후회가 남고 속상하지만 준비하는 동안 누구한테도 안 질 만큼 열심히,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은메달에 만족하겠다.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에는 더 많은 노력을 해서 메달의 색깔을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선수는 어떤 값을 치러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국제대회에서 많은 성적을 냈지만 올림픽은 색다르고 긴장하지 않으려고 해도 안 할 수 없는 경기였다. 비록 은메달이지만 어디서도 경험 못할 것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더 발전하고 싶다"고 더했다.
런던올림픽부터 적용된 차등점수제에 대해서는 "차등점수제로 바뀌면서 예전에 못 따라잡았던 점수를 쉽게 따라 잡을 수 있게 됐고 박진감이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58kg급으로 체급을 낮춘 것에 대해서는 "내가 생각하는 태권도를 이번에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게 생각한다"며 "다음에는 체중을 안 빼고 멋진 태권도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대훈은 믹스트존 인터뷰 도중 방문한 아버지 이주열(42)씨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4년 뒤를 기약했다.
◇이대훈과의 일문일답
- 소감은.
"많이 후회가 남고 속상하지만 준비하는 동안 누구한테도 안 질 만큼 열심히,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은메달에 만족하겠다.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에는 더 많은 노력을 해서 메달의 색깔을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
- 스페인 선수에 기량에 대해선.
"시작 전에는 준결승 상대보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몇 번 부딪혀 보니까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련하고 경기 운영이 뛰어난 선수였고 내가 초반에 집중을 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이번이 첫 대결이었다."
- 체중 감량 힘들었나.
"내가 생각하는 태권도를 이번에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게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체중을 감량하다 보니 원래 경기력을 선보이기 힘들었다. 힘이나 지구력도 안 빼는 것보다 빼는 것이 힘들다. 국민들에게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스럽다. 다음에는 체중을 안 빼고 멋진 태권도를 보여주겠다."

- 올림픽이 처음이었는데.
"올림픽은 경험해 보지 못한 선수는 어떤 값을 치러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국제대회에서 많은 성적을 냈지만 올림픽은 색다르고 긴장하지 않으려고 해도 안 할 수 없는 경기였다. 비록 은메달이지만 어디서도 경험 못할 것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더 발전하고 싶다."
-경기 도중에 코피 난 적이 있었나.
"올림픽 선발전을 하면서 선배에게 코를 맞고 코가 부러진 적이 있는데 아픈 코를 잡고 끝까지 참고 했다. 그 때 경기는 이겼는데 이번에는 졌다."
- 점수 차등제에 대해선.
"관중들이 재미있다고 느꼈다면 나로서는 다행스럽고 감사드리는 마음이 크다. 앞으로도 많은 재미를 느끼고 태권도가 인기종목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차등점수제로 바뀌면서 예전에 못 따라잡았던 점수를 쉽게 따라잡을 수 있게 됐고 박진감이 많은 것 같다."
-경기에 들어갈 때, 감독님이 안아줬는데.
"끝까지 집중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한 것을 다 아니까 그것만 생각하고 하라고 했다. 결승전은 즐기면서 하라고 했다."
- 4년 후 올림픽에서 58kg과 68kg 나간다면.
"많이 먹고 68kg 나가고 싶다."
- 태권도 첫 주자였는데.
"1등을 했으면 뒤에 형, 누나들이 기를 받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은메달의 기라도 받아서 내가 금메달 못 딴 것을 형, 누나들이 대신해 금메달 3개를 땄으면 좋겠다. 뒤에서 뒷바라지 잘 하겠다."
- 어렵다고 생각한 순간.
"끝까지 치고박고 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7점 가량 차이가 났을 때,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끝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런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