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만에 여자 사격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김장미(20·부산시청)가 8일 오후 2시20분(한국시간)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사격 대표팀이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기 20여분 전, 발을 동동 구르며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한 가족이 눈에 띄었다. '사격팀 막내' 김장미의 가족이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 정향진(44)씨는 "우리도 장미가 오늘 들어오는지 모르고 있다가 아침에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며 갑작스런 딸의 귀국에 한껏 들떠있었다.
김장미는 20살 어린 나이에 첫 도전한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정 씨는 사격에 있어서만큼은 김장미가 남다른 집중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장미는 어려서부터 엄마를 친구처럼 대하는 아이였다"며 "평소에 얘기할 때 보면 눈도 살짝 풀려있다(웃음)"고 천진난만한 김장미의 평소 모습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평상시에는 개구쟁이지만 사격할 때 만큼은 눈에서 빛이 난다"며 "총을 쏠 때 만큼은 남다른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전하는 김장미의 금메달 비결은 또 있다. 오직 사격에만 '올인'하는 성실성 때문이다.

정 씨는 "장미는 평소에도 머리를 짧게 자르고 다닌다. 화장도 안한다. 심지어 선크림도 안 바른다"며 "언제 한 번 숙소에 가봤더니 스킨만 하나 있었다. (피부걱정 안하고 운동에만 집중하는 것을 보면)강심장은 강심장인것 같다(웃음)"고 밝혔다.
그는 또 "장미가 (20대 또래답지 않게)외모에 신경을 안 쓰고 운동에만 몰입했기 때문에 지금 같은 결과를 얻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자신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딸을 자랑스러워 했다.
김장미의 아버지 김상학(47)씨도 큰일을 해낸 딸을 대견스러워 했다.
그는 "금메달을 땄을 때 정말 기뻤다"며 "금전적인 것을 떠나서 메달과 명예는 평생 남는 것이기 때문에 딸의 올림픽 우승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장미는 어린 나이에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 김 씨는 일약 '스타'가 돼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딸에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도 어린 나이에 메달을 따고 주목받았던 선배들이 있었다. 하지만 잠시 깜짝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장미는 열심히 해서 앞으로도 승승장구했으면 좋겠다. 곧 동네(인천)에서 아시안게임도 열리는데 그때도 좋은 성적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인천공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