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석(44) 김혜수(42) 이정재(38) 전지현(31) 김수현(23)의 범죄액션 블록버스터 '도둑들'(감독 최동훈)이 600만 관객 돌파 하루만인 6일 700만명 고지마저 점령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도둑들'은 이날 1042개관에서 5030회 상영되며 38만7954명을 추가해 7월25일 개봉 이래 누적 관객을 727만1894명으로 늘려놓았다. 국산 영화로서는 최단시간인 13일만의 700만명 돌파다. '도둑들'은 이날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어벤져스'(감독 조스 웨던)가 갖고 있던 올해 최고 흥행기록(706만명)도 갈아치웠다.
추세대로라면 8일 개봉하는 사극 코미디 '나는 왕이로소이다'(감독 장규성),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가 맹추격에 나선다고 해도 12일까지 850만 명을 넘어서며 국산 재난 블록버스터 '해운대'(감독 윤제균) 이후 3년만의 1000만 관객 달성에 성큼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또 하나의 의미있는 기록이 작성됐다. '도둑들'과 함께 막을 올린 국산 만화영화 '파닥파닥'은 이날 누적 관객 1만183명으로 13일만에 1만명을 넘겼다.
'도둑들'이 4일 500만명, 5일 600만명, 6일 700만명 등 매일 100만명씩 더해가며 한국 영화사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는 상황에서 1만명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싶을 수도 있지만 상영 규모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도둑들'이 상영관 891개, 상영 횟수 4408회로 창대하게 시작할 때 '파닥파닥'은 38개관, 60회로 미약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13일 뒤 '도둑들'이 상영관 수나 횟수가 유지되는 것을 넘어 더욱 확대된 것과 달리 '파닥파닥'은 15개관, 19회 상영으로 급감한 상태다. 그마저도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시간대여서 '12세 이상 관람가'라 해도 12세 이상 청소년이나 보호자 동반 12세 미만 어린이 등으로서는 사실상 관람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처럼 힘든 현실이지만 이 영화 관계자들은 '도둑들',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물론 할리우드산 '새미의 어드벤처2', '아이스 에이지4: 대륙이동설', 일본산 '명탐정 코난: 11번째 스트라이커' 등 대작 만화영화들 틈에서 계속 극장에 걸려있을 수 있다는데 만족하고 있다.

'파닥파닥'은 횟집 수족관에 갇혀있지만 푸른 바다를 꿈꾸는 고등어 '파닥파닥'(김현지)과 그런 파닥파닥을 지켜보면서 조금씩 바다를 꿈꾸게 되는 양어장 출신 생선들의 이야기다.
지난 5월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CGV 무비꼴라쥬'상을 받고,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의 애니메이션 개봉 지원작으로 선정되는 등 연거푸 작품성을 입증했다. 동시에 지난해 7월 개봉해 국산 만화영화의 기적을 낳은 '마당을 나온 암탉'(감독 오성윤)이 세운 200만 명을 넘어서는 또 한 번의 기적 재연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바다로 가려는 파닥파닥의 몸부림이 투명한 벽(유리)에 부딪치며 좌절되듯 '파닥파닥' 역시 쉽지 않은 상영 환경에서 국산 만화영화 '돼지의 왕'(감독 연상호)이 지난해 11월 개봉해 거둔 1만9000명을 넘어설 때까지 상영될 수 있기를 소망하게 됐다. 이대희(35) 감독이나 '파닥파닥' 제작진, 출연진만의 바람이 아니다. 모든 한국 만화영화인들의 한결같은 호소다.
이 감독은 "8, 9일 신작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면 더욱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면서도 "황무지에서 싹을 틔우려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적은 상영관에서라도 계속 상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청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