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0-3으로 대패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브라질과 C조에서 만났던 한국은 당시 브라질에 0-4 대패 이후 또다른 충격적인 대패를 떠안았다.
한국은 브라질과 올림픽 무대에서 두 번 만났지만 모두 완패해 '삼바의 악몽'에 빠지게 됐다.
개최국 영국을 꺾고 4강에 진출한 한국은 브라질을 '모래알 수비'의 허점을 갖고 있다며 평가절하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달랐다.
부족한 수비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화끈한 공격력이 있음을 간과했던 것이 큰 화근을 불러왔다. 특히 네이마르(20·산토스)를 막지 못한 것이 뼈 아팠다.
한국은 전반 초반 볼점유율을 높이며 비교적 안정된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오히려 전반 20분까지는 주도권을 가져오며 브라질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전반 20분 이후에는 브라질이 특유의 개인기를 앞세워 역습에 나서면서 공격의 키를 가져갔다. 급기야 전반 38분 다미앙의 선제골 이후 흐름은 브라질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삼바의 악몽'은 '브라질 신성' 네이마르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펠레가 '현존하는 최고의 공격수'라고 극찬한 네이마르는 빠른 발, 화려한 개인기, 넓은 시야를 자랑하며 한국을 괴롭혔다. 한국 수비진은 결국 네이마르의 현란한 개인기앞에 쩔쩔 맸다.
직접 득점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첫 골을 제외한 두 번째 골과 세 번째 골 모두 직간접적으로 네이마르로부터 만들어졌다. 사실상 첫 골도 네이마르를 거쳐서 탄생했다.
네이마르는 전반 38분 하프라인 왼쪽 끝에서 볼을 빼앗아 오스카에게 내줬고 오스카가 빈 곳을 쇄도하던 호물루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해 호물루가 골로 완성했다.
후반 들어서도 네이마르를 앞세운 브라질은 한국을 요리했다. 빠른 역습에 이은 개인기, 정확한 골 결정력, 삼박자가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자랑했다.
후반 11분 네이마르는 마르셀로와 2-1패스를 주고 받으며 한국의 왼쪽 진영 수비를 허물었다. 구석까지 돌파한 네이마르는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쇄도하던 다미앙에게 공을 내줬고 다미앙이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
만회골을 노린 한국은 자연스레 수비에서 허점을 노출했고 네이마르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3번째 골을 연출하며 한국의 정신줄을 빼놨다.
후반 18분 오프사이드트랩을 허무는 완벽한 패스를 이어받은 네이마르는 화려한 발재간을 이용, 수비수의 시선을 분산시키며 오스카에게 패스했다. 오스카의 원터치 패스는 수비수를 맞고 굴절됐고 이를 다미앙이 또 정확한 골로 연결했다.
네이마르는 좁은 공간에 수비수가 밀집해 있어도 화려한 개인기와 정확한 패스로 안정적 수비를 해오던 한국을 무너뜨렸다.
한국이 끈끈한 조직력으로 브라질의 개인기를 넘어 보려고 한 것은 욕심에 지나지 않았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