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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에너지음료의 '무한질주'는 무죄(?)…폭염과 중독성에 힘입어 2년 새 1000% 성장
[초점]에너지음료의 '무한질주'는 무죄(?)…폭염과 중독성에 힘입어 2년 새 1000% 성장
  • 나기자
  • 승인 2012.08.07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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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음료' 대격돌...'고카페인' 등 비난에도 승승장구

연일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음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갈증 해소는 물론 기능성을 가미한 형태의 에너지 음료가 폭염과 소비자들의 중독성에 힘입어 가파른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른바 ‘에너지 음료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에너지음료 시장은 롯데칠성이 지난 2010년 '핫식스'로 맨 먼저 시장 선점에 나선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 코카콜라, 레드불, SPC그룹 등 대형 업체들이 줄줄이 에너지 음료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경쟁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이미 고카페인 음료라는 낙인이 찍힌 데다 어린이들이 남용할 수 있다는 위해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향후 식품 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년만에 음료 트렌드 시장 '장악'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 음료 시장은 300억원대 규모의 새로운 시장으로 우뚝 섰다.

현 에너지 음료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이례적이다. 시장이 생긴지 2년만에 연간 1000% 이상 성장한 셈이다. 다른 식음료 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올해 1~5월까지 5개월 만에 핫식스, 레드불, 번 인텐스 등 국내 3대 에너지 음료의 매출액 합계가 230억을 훌쩍 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름철 폭염에 탄산음료의 매출이 급증하는 것을 감안하면 에너지 음료는 현재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에너지 음료는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느낌을 줄 뿐, 이미 해외에서 에너지 음료는 오래 전부터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왔다. 전 세계 에너지 드링크 음료 시장은 약 15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에너지 음료가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지난 2010년 3월.

당시 레드불이나 몬스터에너지 등 해외 유명 에너지 음료가 서울 남대문이나 이태원 등에서 알음알음으로 판매되고 있었지만 롯데칠성이 에너지 음료 '핫식스'를 내놓으면서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코카콜라가 '번인텐스'를 동서음료에서 '레드불'을 각각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추격전이 벌어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식품회사, 제약회사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에너지 음료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은 상태다.

또 음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KGC인삼공사의 '리얼레드', SPC그룹 파리바게뜨의 '파우', 스타벅스의 '리프레셔' 등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에너지 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달엔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 1위 에너지 음료인 '에너지 그린'이 국내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롯데칠성은 세계 2위 에너지 음료인 '몬스터'를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에너지 음료 시장 성공비결은?…기능성 음료 시장의 진화

에너지 음료는 대학가 주변 편의점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업계는 현재 에너지 음료 매출의 80% 이상이 편의점을 통해 팔려나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남성 소비층이 70~80%로 여성보다는 20~30대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세븐일레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1~6월) 에너지 음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6.6% 증가했다.

특히 롯데칠성의 핫식스는 커피, 박카스 등 전통적으로 졸음을 쫓기 위해 마시던 음료들을 제치고 개별음료 부문 매출 1위에 올라섰다.

에너지 드링크는 피로 회복과 각성 효과가 있는 타우린과 카페인 성분 등이 함유돼 있는 상품이다.

이 때문에 대학가 주변 편의점에서는 대학가 시험기간이 대목으로, 시험기간에 팔리는 에너지 음료가 평소보다 10배 이상의 매출이 나온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월 편의점에서 에너지음료와 콜라의 매출 비중이 3대 97이었지만 지난달 45대 55까지 따라잡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음료의 이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능성 음료' 트렌드의 연장선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능성 음료가 '건강'에서 '미용'으로, '미용'에서 다시 '피로'로 트렌드가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능성 음료의 주 고객층도 여성에서 남성으로 이동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업계에서는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급속하게 성장했던 주스음료 시장이 침체된 뒤 녹차나 옥수수 수염차 등 미용 음료와 비타민 음료가 각광을 받았던 때가 있었다"며 "마찬가지로 에너지 음료가 강인한 남성의 이미지나 '펀(Fun)'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졸음을 깬다'는 기능성 음료의 트렌드의 연장선"이라며 "에너지 음료는 여성 중심의 음료 시장 트렌드가 남성 주도의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고카페인' 낙인, 성장에 걸림돌 될 듯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에너지 음료 시장이 지난해 300억원 규모에서 올해 1000억원 규모로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고카페인'이라는 낙인은 앞으로 에너지 음료 시장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최동익 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박카스는 카페인 함량이 30㎎인데 반해, 에너지 음료는 이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불은 62.5㎎, 핫식스 60㎎, 핫식스 한정판은 86.4㎎ 등이다.

이는 몸무게 30㎏ 기준 어린이 카페인 권장 일일섭취량 75㎎에 거의 근접한 양이다.

게다가 현행법상 에너지 음료가 콜라 등 탄산음료와 동일한 것으로 분류되고 있어 청소년들도 편의점 등에서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에너지 음료의 소비층은 20~30대가 중심이지만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에너지 음료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에너지 음료에 대한 지나친 규제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음료에 '고카페인'이라는 문구를 표기하고 있지만 사실상 커피믹스(69㎎)보다 조금 낮다"며 "브랜드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케팅 타깃도 주로 20~30대"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음료 시장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성장세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보니 청소년들에게 유해성을 충분히 알려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연구소 허혜연 팀장은 "에너지 드링크는 고카페인인데다 타우린 함량도 높아 청소년들의 건강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안감을 느끼거나 과민하게 만드는 등 정서적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이어 "'고카페인'이라는 문구를 표시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양을 마실 경우 위험하다는 문구를 표시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나서 기업들을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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