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창작뮤지컬로 통하는 1966년 작 '살짜기옵서예'를 연출한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대표,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의 윤호진 에이콤 대표 등 원로 연출가와 뮤지컬배우들이 뿌듯한 표정으로 구경한다.
뮤지컬배우와 스태프, 각 대학의 뮤지컬학과 재학생이 한 무대에서 뒹굴었다. 무대는 공연장이 아닌 체육관이었다.
6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예그린 명랑운동회'는 학생부터 원로까지 뮤지컬계 종사자들이 화합하는 현장이었다.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개막식도 겸했다.
뮤지컬 팬들도 참여할 수 있는 번외 경기인 '뮤지컬 관련 OX 퀴즈'로 포문을 연 이날 행사는 배우 OB팀(79년생 이상)과 YB팀(80년생 이하), 대학생, 스태프 등 4개팀이 치렀다.

배우 OB팀 주장은 오만석과 정영주, 배우 YB팀 주장은 정철호와 구원영이 맡았다. 스태프 주장은 김영욱 쇼노트 대표, 이유리 청강문화사업대 교수다. 여주대의 이준녕, 김천과학대의 최빛나 등 대학생팀의 주장은 분위기를 북돋았다.
농구(남), 피구(여)와 남녀 모두 참가하는 족구, 축구와 이어달리기가 등이 진행됐다. 종합 1등에게 상금 100만원을 주는 등 상품도 푸짐했다.
'시카고' '라카지'에 출연 중인 남경주는 "뮤지컬과 학생과 업계 종사자가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창작뮤지컬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화합의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9월 개막하는 뮤지컬 '셜록홈즈'에 출연하는 송용진은 "배우들뿐만 아니라 스태프, 학생들까지 모두 뒤엉켜 뛰니 기분이 좋다"며 "공연을 준비하고 올릴 때 스태프와의 호흡이 좋아질 것 같다.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즐거워했다.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인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은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시작이 체육대회라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도 "문화예술인들이 체육을 통해 단합을 이룰 수 있는 계기 마련됐다"고 평했다.
임영웅 대표는 "1966년 '살짜기 옵서예' 연출할 당시는 지금처럼 뮤지컬 붐이 일던 시대가 아니었다"며 "지금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뭉치면 어려운 일에 부딪혀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호준 의원(민주통합당), 송승환 한국뮤지컬협회장, 조행덕 악어컴퍼니 대표, 연출가 이지나씨, 뮤지컬배우 윤공주 등 200여명이 참여했다.
한국뮤지컬협회와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 MBC+미디어가 주최하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은 13일까지 계속된다. 창작뮤지컬만을 대상으로 선정한 '예그린어워드', 뮤지컬 50년 역사를 한 눈에 담은 전시인 '한국 뮤지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 한국 뮤지컬의 주역들을 기리는 '명예의 전당' 등이 마련된다. 윤복희, 남경주, 김선영, 박은태, 김기영 등 5명은 'SMF 스타'(홍보대사)로 페스티벌 알리기에 나선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