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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2012]충분히 아름다웠던 장미란의 도전
[런던2012]충분히 아름다웠던 장미란의 도전
  • 나기자
  • 승인 2012.08.06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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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 장미란(29·고양시청)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장미란(29·고양시청)은 5일 오후 11시30분 런던 엑셀 사우스아레나3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이상급에서 인상 125㎏, 용상 164㎏, 합계 289㎏를 들어올려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웠던 자신의 최고기록(인상 140㎏·용상 186㎏·합계 326㎏)에는 한참 모자라는 결과였다.

마지막 용상 3차 시기에서 170㎏에 실패한 장미란은 곧바로 관객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그동안 성원해 준 국민들을 향한 감사함과 죄송함의 표현이었다. 표정에서 아쉬움이 역력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4년 간의 피나는 훈련의 결과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던 그의 도전까지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역도 선수로 황혼에 가까운 스물아홉 장미란의 목표는 애당초 금메달이 아니었다. 선수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를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둔 장미란은 마음을 비우고 메달 욕심을 버렸다.

지난 4월 2012평택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장미란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에 대한 욕심보다는 기록에 대한 욕심을 부리고 싶다. 원하는 기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몫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도 만족하기 어렵다.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아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평택아시아선수권에서 '역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그는 이미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9년 고양역도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인상 136kg·용상 187kg·합계 323kg)을 차지하며 세계선수권 4연패(2006·2007·2008·2009)라는 전무한 과업을 달성했다.

무거운 바벨을 들어야하는 역도 선수의 생명은 상대적으로 짧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역도 금메달리스트 전병관(43)도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만 출전했을 정도다. 3회 연속 올림픽(2004아테네올림픽~2012런던올림픽)에 나서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

더구나 장미란은 오랜기간 부상에 시달려 왔다. 쉼 없는 훈련과 많은 대회 출전은 장미란에게 고질적인 골반부상과 허리, 왼 어깨 부상을 안겨줬다. 그럼에도 피나는 재활을 통해 올림픽에 다시 나설 수 있었다.

장미란이 재활에 전념하는 사이 경쟁자들의 기량은 급성장했다. 세계랭킹 1위 저우루루(24·중국)와 세
계랭킹 2위 타티아나 카시리나(23·러시아)의 상승세는 매서웠다.

저우루루는 이번 올림픽에서 장미란의 합계 최고 기록(326㎏)보다 7㎏이 무거운 333㎏(인상 146㎏, 용상 187㎏)을 들어 올리면서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시리나는 2010세계선수권대회 인상 부문에서 141㎏을 들어올리며 장미란의 기록을 깨뜨리더니 이후 이번 올림픽에서는 151㎏을 들어올려 세계신기록을 새로 썼다.

그에게 런던올림픽은 자신보다 한참 어린 라이벌과의 대결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장미란은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이번 올림픽에서 마지막 투혼을 모두 불태웠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메달인 동메달을 안겼던 김성집(역도)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장미란은 최선을 다한 경기로 약속을 지켰다.

플랫폼을 나서는 장미란의 뒷모습은 충분히 아름다웠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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