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양궁연맹(FITA) 세계랭킹 2위 기보배는 2일(한국시간)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2012런던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세계랭킹 13위 아이다 로만(24·멕시코)을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꺾고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최현주(28·창원시청), 이성진(27·전북도청)이 각각 16강, 8강에서 탈락해 홀로 결승 무대를 밟은 대표팀 막내 기보배는 금메달을 일궈내면서 2관왕 등극에 성공했다. 기보배는 지난달 30일 최현주, 이성진과 팀을 이뤄 출전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양궁은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건 것은 기보배가 역대 6번째다.
기보배의 우승으로 한국 양궁은 역대 올림픽에서 18번 째 금메달을 기록했다.
기보배는 2관왕에 등극하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끊겼던 한국 여자양궁의 개인전 금맥을 다시 이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개인전 결승에 진출했던 박성현이 중국의 장쥐안쥐안에게 패배, 은메달을 딴 바 있다.
결승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었다.
앞서가던 기보배는 5세트에서 동점을 허용해 슛오프까지 접어들었다.
1세트에서 세 발을 모두 27점에 쏜 기보배는 첫 두 발을 10점, 9점을 기록한 로만이 마지막 발을 6점에 쏘면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 로만과 나란히 26점을 기록해 세트포인트 1점씩을 나눠가진 기보배는 3세트에서 흔들렸다.
로만이 3세트에서 첫 발을 10점에 명중시킨 반면 기보배는 8점을 쏘는데 그쳤다. 로만은 두 번째 발을 또 10점 과녁에 꽂아넣었지만 기보배는 9점에 그치면서 2세트를 로만에게 헌납했다.
세트스코어 3-3으로 맞선 가운데 4세트에 돌입한 기보배는 세 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4세트를 가져왔다.
5세트에서 비기기만 해도 기보배가 금메달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로만과 기보배는 5세트에서 첫 두 발을 나란히 9점에 쏘면서 팽팽히 맞섰다.
순서가 먼저였던 로만은 마지막 화살을 9점 과녁에 꽂아넣었다. 기보배는 9점 이상을 쏘면 금메달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보배의 마지막 화살은 8점 과녁을 향했다. 5세트를 로만이 가져가면서 승부는 슛오프에 돌입했다.
슛오프에서 먼저 화살을 쏜 것은 기보배였다. 기보배의 마지막 화살은 9점과 8점 과녁의 경계선 근처에 꽂혔다.
이어 로만이 쏜 화살도 8점 과녁을 향했다. 하지만 7점 쪽에 더 가까운 곳에 화살이 꽂히면서 기보배는 극적으로 금메달을 확정했다.【런던(영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