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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랑이 요보록 소보록_정방사랑방의 하루
[기고] 사랑이 요보록 소보록_정방사랑방의 하루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5.05.20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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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선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유원선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과장
▲ 유원선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채널제주

“나도 이거 집에서 안 쓰는 거 가져왔어.”

오늘도 정방사랑방에는 물건 보따리가 펼쳐진다. 지역 주민들이 하나둘 기증한 물건들과 주민 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만든 수제품들이 쌓이며 사랑방은 점점 더 풍성해지고 있다.

5월 한 달 동안 정방동 주민들은 산불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한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사랑방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물품을 기부하기도 하고, 필요한 물품을 사가기도 한다.

나에게는 필요 없어진 물건이 이웃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이 되고, 그 수익금은 다시 성금으로 기부된다. 물건도, 마음도 요보록 소보록 쌓여간다.

좋은 일에 쓰인다는 의미도 크지만, 아나바다 이후 사랑방은 더 활기차졌다.

“오늘은 어떤 물건이 들어왔을까?” 한 번 더 들르고,

“우리 집에 줄 만한 물건이 또 있을까?” 다시 들르게 된다.

정방사랑방은 보건복지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의 지원을 받아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마을 공유공간이다. 주민들이 이 공간에 모여 교류하고 관계를 쌓아가며,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이 공간의 목표다.

현재 이곳에서는 8개의 주민 동아리가 활발히 활동 중이다. 프로그램실, 마을카페, 공유주방으로 구성된 정방사랑방은 요일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어느 날은 중장년 남성의 요리 교실, 어느 날은 기타와 하모니카 연주 소리, 또 어떤 날은 뜨개와 자수 모임, 그림 그리는 화실이 되기도 한다.

8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동아리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지역 모임과 회의가 이 공간에서 이뤄진다. 모임이 많아질수록 이곳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들도 요보록 소보록 풍성해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방사랑방은 더욱 특별한 하루를 맞는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반찬을 전달하는 날이다.

이날은 요리 동아리에서 만든 반찬 하나에,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정방사랑방 운영단에서 고기반찬과 밑반찬을 장보고 조리하여 직접 전달한다.

“가까운 이웃 중에 이렇게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은지 몰랐어요.”

가가호호 방문을 하며 새삼 마을 안의 이웃을 다시 보게 된다.

이렇게 정방사랑방은 오늘도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음과 마음을 모으며 관심과 사랑이 요보록 소보록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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