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제주대학교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일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수의 눈으로 보면, 단순한 대학 내부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교육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늦은 나이에도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미래를 만들어가던 직장인과 성인 학습자들, 그리고 그들의 성장을 조용히 지지해 온 교수들이 제주대학교가 추진하는 미래융합대학 폐지 절차 앞에서 속절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제주 유일의 국립대학이 스스로 평생교육의 끈을 놓으려 한다는 사실은, 지역 사회 전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와 같다.
지난달 26일, 미래융합대학 소속 조교들의 계약 종료 통보는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처럼 파장을 일으켰다. 이어서 교수들의 계약 종료라는 예고된 순서는 미래융합대학이라는 배움의 터전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였다. 이에 교수와 학생들은 절박한 마음으로 저항했다. 배움의 권리를 잃지 않으려는 간절한 몸짓은 결국 눈물과 함께 삭발이라는 처절한 외침으로 이어졌다.
국립대학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기관을 넘어, 지역 사회의 발전을 이끌고 모든 사람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그 숭고한 가치일 것이다. 미래융합대학은 바로 이러한 국립대학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왔다.
배움의 시기를 놓쳤거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성인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의 빛을 보여주었고, 지역 사회의 평생학습 활성화에 든든한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효율성이라는 차가운 기준으로 쉽게 잘라내려고 하는 것은 국립대학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지금이라도 제주대학교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당장의 이익만을 따지지 말고, 미래융합대학이 지역 사회에 주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헤아려야 한다. 늦깎이 학생들의 간절한 바람, 교수들의 변함없는 헌신, 그리고 지역 사회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진정한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융합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찾는 것만이 제주대학교가 국립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지키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눈물과 삭발로 외치는 그들의 절규는 단순한 개인의 하소연이 아니다. 그것은 배움의 기회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의 외침이며, 국립대학의 책임을 다시 생각하라는 엄중한 요구이다.
제주대학교는 이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꺼져가는 배움의 불씨를 다시 활활 타오르게 할 책임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국립의 이름으로 미래를 향한 그들의 꿈을 지켜주어야 한다.
□ 황경남회장 주요경력
現 주식회사 나눔 대표이사
現 제주시 연동 청소년지도협의회 회장
現 제주한라대학교 관광일본어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