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다난했던 4월이 지나고 아이들도 어른들도 마음이 설레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는 길목에 서 있다. 시간이 빠르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깊이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은 한참인 나이인 40대 중반을 넘어서며 아동복지와 관련된 일터에서 20여년 동안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느껴지는 것이 많다. 현장에서 만나는 아동들이 가족안에서 아픔을 경험하고 이탈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울타리인 가족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우리는 보통 가족이라고하면 몸과 마음이 쉼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보통이라는 기준을 조금 벗어나면 가족안에서 상처를 입고, 아픔을 경험하는 곳이 된다. 서로 가장 사랑하고 아껴도 부족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향해 생체기를 내거나 남모를 고통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고민이 많이 되던차에 누군가의 말이 떠 올랐다. ‘가족에게 더 예의를 갖춰라.’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가깝기에 함부로 대하거나 기분에 따라 여가 없이 행동하게 된다. 상대방이 어떨지 생각할 여유가 가족안에서는 사라지는 것만 같다.
가족이 완성되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가를 생각해 보면 좋겠다. 부부가 되기까지, 자녀를 잉태하고 키우는 과정 중에 그 어느 때 보다 엄청난 공을 드리고, 애쓰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처음의 마음이 어디로 갔을까?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마음이 변해버렸나?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우리가 처한 사회적인 환경이나 경제적인 여건이 우리를 궁지로 몰거나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가족은 살아 있는 가족공동체이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함께 마음의 행복을 혹은 버거운 짐을 나눠 가지는 공동체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공동체가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남들에게 하듯 거리를 두자는 말이 아니다. 서로에게 조금 더 예의를 갖추고, 처음 우리가 만나 새로운 가족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며, 서로에게 귀한 존재가 되어지기를 소망한다.
상대의 행동을 보며,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왜 그런 행동과 말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또는 상대를 향해 무차별하게 나가는 감정의 화살을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 5월을 기다리며 가족안에서 이런 점검하며, 생각해 보는 시간이 우리 가족 구성원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보호자들이 가족공동체 안에서 진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5월이 되기를 마음 깊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