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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인문대학 교수들 "대학이 과거로 퇴행“ 비판
제주대 인문대학 교수들 "대학이 과거로 퇴행“ 비판
  • 강내윤 기자
  • 승인 2017.07.21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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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들이 20일 '대학의 회복'을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발표하고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산실인 대학은 점점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들은 "대학이 기술기능을 생산하고, 최적화된 직무능력을 갖춘 인력을 산출해내는 데만 집중하면서 학문적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학에서 배우고 길러진 사람들은 능력을 갖춤으로써 자신의 지식을 현실에 적용하면서도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이 ‘왜’ 있어야 하는가는 진실에 호응하는 건강한 비판정신의 화수분이기 때문”이라며 “당대 웃음거리로 취급되었던 수많은 과학적 발견은 대학이 있었으므로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기술적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대학은 권력과 재력이 사회를 지배할 때에 그에 맞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호응했다”며 “심지어 기득권층을 지탱하는 권력 장치의 일부로 작동하여 대학 안에 권력을 탐하는 가짜 지식인이 가득했을 때조차도, 대학이 가지는 비판 정신이 사회의 진보와 공명했던 까닭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산실인 대학은 점점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며 “그것은 대학이 기술기능을 생산하고, 최적화된 직무능력을 갖춘 인력을 산출해내는 데만 집중하면서 학문적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우리는 지금 낡은 권위주의가 시장의 원리와 결합해서 생겨난 괴물을 앞에 두고 있다”며 “퇴행을 개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경험될 때 우리는 존재의 심연에 닿는다. 불만을 내뱉으면서도 저항하지 않는 자루 속의 감자처럼 스스로를 취급하는 한 이 심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질책했다.

이들은 “거짓과 계략에 의해 닫아걸게 된 연구실의 문을 열고 ‘대학의 회복’을 요구한다”며 “정부와 교육당국은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환경의 변화를 구실로 한 일체의 대학 구조조정과 고등교육 재정지원 등의 관련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현장인 대학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학은 정부와 교육당국의 구조개혁 평가 및 대학재정 지원사업 등을 핑계로 추진 및 시행 중인 일체의 비민주적이고 부도덕한 성과지표 개선 방안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의 정체성과 품위를 당당히 회복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구성원은 그동안 정부와 교육당국, 대학본부에 의해 강제된 일체의 비정상적 평가와 관리 및 결과에 따른 처우에 반대하고, 이러한 퇴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학문공동체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대학의 회복을 바라는 인문대학 교수' 성명에는 김동윤, 김석준, 김치완, 김희열, 문혜경, 배영환, 서영표, 신우봉, 양용준, 양정필, 유철인, 장인수, 장창은, 전영준, 정창원, 조성식, 조성윤, 최 현, 허남춘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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