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월계동 피폭 피해 역학조사 결과 숨겨…대책無

서울시가 노원구 월계동 아스팔트 방사능 검출지역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3개월 넘게 숨겨온 것으로 밝혀져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시는 20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노원구 월계동 아스팔트 방사능 검출지역 주민 100여명이 허용치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월계동 인근 주민 1만6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실측평가를 시행한 결과 연간 관리기준인 1mSv(밀리시버트)를 초과한 사람이 87명으로 분석됐다.

역학조사를 진행한 하미나 단국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간 피폭량이 1mSv를 초과할 경우 암에 발생할 확률이 1~10만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이어 "발암물질은 역치점이 없다"며 "이는 노출량이 적다고 하더라도 암이 발생할 확률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방사능 노출평가 설문조사 및 실측평가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만631명 중 피폭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전체의 63.1%인 5598명이다. 이들의 평균 피폭기간은 4.96년, 평균 누적피폭량은 0.4mSv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시와 역학조사팀은 지난 6월 역학조사를 마무리 했음에도 그 결과를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역학조사팀의 한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발표를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시는 내년부터 방사능 검출지역 인근 주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암 검진을 시행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또 잠복기를 고려해 2~5년, 10년 단위의 장기 추적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암 발생 원인으로 규정짓기 위한 피폭량 등의 판단 근거와 보상규정 등은 전무했다.

구체적인 기준에 대한 질문에 시 관계자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와 구와 원자력위원회가 협력해 주민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남겼다.

아울러 "주민의 입장에서 민감한 부분이다 보니 조심스럽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다보니 소극적으로 비춰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24일 월계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연구진과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