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이 최근 악재가 잇따르면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최근 계속된 자체 사고로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는 목소리가 경찰 내부에서 터져 나올 정도다.
대구지역 한 경찰관은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이라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내세울 여지가 날로 작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지난 17일 강도 상해 혐의로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최갑복(50)씨가 유치장 내 배식구를 통해 빠져나와 1층 창문 창살 틈으로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최씨는 오전 5시께 유치장 내 배식구(가로45㎝, 세로 15㎝)를 통해 빠져나와 1층 창문의 창살 틈(가로79㎝, 세로 13.5㎝)을 통해 달아난 것이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최씨는 강·절도 등 전과만 무려 25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최대 가용 경찰력을 총동원, 탈주범 최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최씨가 도주한지 꼬박 이틀이 지나도록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피의자 도주 사건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대구서부서 형사계 내에서 퍽치기 등으로 조사를 받던 10대 함모(13)군이 경찰의 관리 소홀을 틈타 도주했다. 대구경찰이 올해에만 다 잡은 피의자를 놓친 게 3번째다.
이에따라 경찰이 피의자 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유치장 탈주범 사건과 관련, 사태의 책임을 물어 동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을 낸 상태이며 당시 유치장 당직을 맡았던 2명의 담당 경찰관도 대기발령된 상태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대구경찰의 악재는 이뿐만 아니다.
지난 13일에는 대구경찰청 소속 간부경찰 H(53)경위가 차량 음주사고를 일으켜 물의를 빚었다.
H경위는 이날 대구 달서구 용산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대리운전 기사를 들이받아 머리 뒷부분에 상처를 입혔다.
H경위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회식을 한 뒤 차를 몰고 귀가 중이었으며 혈중알콜농도는 0.078% 상태로 측정됐다.
공교롭게도 성폭력 및 강력범죄 대응을 위한 특별방범비상근무 기간 중에 발생한 자체사건이어서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자체 사고로 경찰의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느 때보다 신경을 써야할 시기에 여지저기서 사고가 터지니 정신을 차릴 수 없다"며 한숨만 내쉬었다.【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