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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천주교 성지 추자도 황경한 묘와 눈물의 십자가
[기고]천주교 성지 추자도 황경한 묘와 눈물의 십자가
  • 영주일보
  • 승인 2015.12.3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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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형 추자면 부면장 김문형

▲ 김문형 추자면 부면장
최근 추자도에서는 천주교 백열한 개 성지 가운데 한 곳인 추자도 ‘황경한의 묘’ 맞은편 ‘물생이 끝’ 바위 위에 눈물형상의 십자가와 두 살 난 아기, 황경한의 조형물을 설치하였다.

황사영(1775∼1801)백서 사건의 당사자인 황사영의 아들이 바로 황경한 이다. 남편 황사영이 순교된 후, 그의 아내 정난주는 두 살 된 아들 경한을 안고 제주로 유배를 가다가 배가 추자도를 지날 때 섬 동쪽 갯바위에 아기를 내려놓고 떠났다. 아들만큼은 죄인으로 키우고 싶지 않은 모정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제주에서 처음으로 천주교가 뿌리내린 곳이 추자도이며 그 상징적 의미로서 조형물을 설치하게 되었다.

가로3m, 높이5.5m, 폭6cm 크기의 십자가와 아기상은 시각․조형디자인, 순수미술, 천주교, 근대문화재(건축)분야 전문가와 지역 주민들의 자문을 통해 제작되었는데, 하나는 정난주 마리아의 눈물이 십자가에 맺혀 하늘로 오르는 모습을 표현하였고, 또 하나는 두 살 난 아기, 황경한을 형상한 것으로 묵주를 손에 쥐고 누워서 두 팔을 하늘로 치켜 올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추자도를 향하는 배가 예초리 근처에 도착하면 멀리 갯바위 위에 눈물의 십자가가 관광객과 순례객을 먼저 반길 것이며 신대산 전망대에서 200m쯤 바닷가로 내려가면 십자가와 아기상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추자도는 목숨으로 지켜낸 230년 한국 천주교 역사의 한 켜로서,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유명한 충북 제천의 배론 성지와 제주도 대정골 정난주 마리아 묘, 최근에 조성된 눈물의 십자가 조형물을 통하여 천주교 성지 순례자들이 꼭 찾고 싶은 성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경한이 평생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걸었던 예초리 포구, 기정길, 추석산길, 신대산 전망대 그 길 위에서, 우리는 황사영 알렉시오와 정난주 마리아 그리고 황경한을 만날 것이다. 세월이 비껴간 그들의 애절한 삶 안에서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추자도가 주는 축복이자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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