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필화’란 단어 그대로 공을 들여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려내는 기법. 특히 비단위에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이미선 작가는 대학시절 중국을 둘러보면서 공필화법에 관심을 두게 되었으며, 후에 중국 유학시절 ‘공필 인물’을 전공한 바 있다.
고향인 제주에 돌아온 뒤 제주의 자연에 매료되어 현재 이미선 작가가 주로 작업하는 ‘공필 화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본인의 화법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중국의 표현기법과 한국의 정서, 그리고 제주에서 얻은 영감이 융합되어 한폭의 그림을 이룬다”고 설명하는 이미선 작가. 당초 전공했던 ‘공필 인물’과 기법은 같으나 대상이 바뀐 셈.
이번 작품전의 제목이자 이미선 작가의 많은 작품의 제목이 ‘相伴(상반)’인 이유가 있을 듯했다. ‘相伴(상반)’이란 함께 더불어 사는 것. 항상 자연과 소통하는 작가이고 싶다는 이미선 작가는 “관객에게 따듯함을 전달하고 싶다”며, “관계에서 주는 행복감을 표현하고 외로움과 우울함을 미술이란 공명으로 치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相伴(상반)’과 더불어 이미선 작가의 주된 작품명인 화우(花雨). 내리는 비를 꽃잎에 은유했다. 이미선 작가는 귀를 열어 꽃비가 내리는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으며, 눈으로는 파랑과 초록의 공간 속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그림이 전해주는 고요한 신호를 음미하길 소망한다. 또한 무심히 사색하는 듯한 참새의 여유로움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평온과 안정감을 전달하고 싶어한다.
이미선 작가는 “화우는 공필화 중에서도 내 독자적인 기법이 강한 작품”이라며, “스치듯 흩뿌리는 사선과 초록, 파랑 원색의 조화, 화면 하단에 깔린 수국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명상적 아름다움을 화면에 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1970년 제주 출신인 그는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와 중국 노신 미술대학 대학원 중국화과를 졸업하였다. 제주와 서울은 물론, 중국 북경과 양주에서 초대전을 열었으며, 취리히 아트페어도 참가한 바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제주도립미술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는 이번 ICC JEJU 갤러리 작품전 ‘相伴(상반)’에서 종려나무와 참새를 모티브로 하여 비단과 목판에 그려낸 공필화 총 24점을 전시한다.
한편, ICC JEJU 갤러리는 지난 3월 전시 작품을 모집 공고하여 고은, 이미선, 홍진숙(이하 가다나순) 등 3명의 작가를 최종 선정하였다. 이번 전시는 지난 5월과 6월 홍진숙 작가의 ‘물소리 바람소리’에 이은 두 번째 전시로서, 이번 이미선 작가의 ‘相伴(상반)’은 지난 7월 1일 시작하여 오는 8월 31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도 ICC JEJU는 센터를 진정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킴은 물론 제주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